정당 초청 광주 문화예술정책 간담회…생생한 현장 이야기 쏟아져 ‘후끈’


예술 정치도구화 지역이 더 ‘심각’, 장애 예술인에게 공모사업은 너무도 힘겨운 과정 '숙연'

21일 대선 후보 정당 초청 문화예술정책간담회가 광주(빛고을문화관)에서 열렸다. 이날 간담회는 각 정당이 주목할만한 현장 예술가들의 의미있는 이야기들이 도출됐다는 평가를 받았다./광주=박호재 기자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21일 오후 열린 20대 대선 후보 정당 초청 광주 문화예술정책간담회에서 각 정당이 주목해야 할 의미있는 현장 얘기들이 도출됐다.

광주 안팎의 문화예술인들이 함께 마련한 이날 간담회는 배우 장도국씨의 사회로 4시간 여 동안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으며 현장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심도 깊은 제언들에 청중들이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기조 발제에 나선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정윤희씨는 현재 시행령이 마련중인 ‘문화예술인권리보장법'의 내용들을 상세하게 예로 들면서 "예술을 정치의 도구화하는 현상은 지역으로 갈수록 더 심각한 양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밝히며 "예술인 정책에 현장예술인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이를 위한 시스템도 작동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발제자는 "문제 해결을 행정에 맡기는 것 보다는 예술인들의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발제에 이은 현장 이야기에서 공진희 조선대 무용과 강사는 예술계 입시와 교수 임용과정의 불공정성을 자신이 겪은 구체적 사례를 들어 적시하며, 적폐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또 공진희 강사는 이러한 불공정 관행이 오랜 시간 이어지면서 결국 청년 예술가들을 절망에 빠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각장애자인 재즈밴드 스카이브릿지 리더 강상수씨는 장애 예술가는 비장애 예술가들 보다 예술활동을 하는데 몇 배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강씨는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하는 공모사업을 신청할 때도 장애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전담기구나 전담자가 없어 훨씬 힘겹다"고 고통스러웠던 체험을 밝히며 "예술사업 지원 공모를 받을 때 장애 예술인들을 위한 지원이 제공돼야 한다"고 개선책을 촉구했다. 특히 강 씨는 사업정산 시스템인 ‘e나라도움’이 장애 예술가들에겐 극복하기 힘든 장벽임을 예로 들었다.

또 강씨는 비장애 예술가들을 향해 "장애 예술가들과의 협업을 두려하지 말아 달라"고 간절하게 주문했다.

이어진 현장이야기에서 문화예술인권리보장법에 따라 새로운 권리주체에 포함된 예비예술인이지 예술교육 과정에 있는 광주 예술고등학교 최민석 학생의 발표도 눈길을 끌었다. 최민석씨는 "학생예술인들은 여전히 예술인권리보장 및 복지정책에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밝히며 "분명히 예술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이라는 신분 때문에 겪는 불공정 계약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개선책을 요구했다.

이날 간담회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으며 행사를 주관한 ‘안전하고 공정한 지역문화예술 생태계 조성을 바라는 예술인 모임’은 온오프라인으로 접수된 질문을 빠짐없이 수렴하여 각 정당에 질의서를 보내 답변을 공유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간담회장에 광주 교육감 출마를 선언한 박혜자 예비후보와 이정선 예비후보가 참여해 눈길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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