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문화예술·시민사회단체 “국민의힘, 또 다시 문화계 좌·우 가를 것인가”


안상수 SNS·유튜브 사례로 주목…‘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조짐 심히 우려’ 성명 발표

박근혜 정부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장관(2020년 1월)./더팩트 DB

[더팩트 ㅣ 광주=박호재 기자] (사)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회,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등 광주지역 10개 문화예술단체 및 시민 사회단체가 문화계를 좌·우로 구분 짓는 국민의힘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18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이들 단체들은 "자유로운 표현을 통해 작업을 하는 문화예술인으로서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와 예술가로서의 존엄성을 되찾고자 한다"고 주장하며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필수불가결한 기본권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당연히 누려야 하는 권리이다"고 성명발표의 취지를 밝혔다.

단체들은 성명서 전문에서 지난 박근혜 정부 시절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을 환기시키며 똑같은 일이 반복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단체들은 "블랙리스트 관련 법원과 정부가 진상조사를 통해 차별과 배제가 이뤄진 구체적 사실들이 밝혀졌음에도 책임이 있는 국민의힘은 사과는커녕 대선을 앞두고 여전히 이념 잣대를 들이대며 문화예술계에 좌파가 많다는 인식을 나타내고 있는 것에 대해 분노한다"고 규탄했다.

단체들은 특히 안상수 국민의힘 인천공동총괄선대위원장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그 사례로 주목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안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건희 여사는 존경받는 아트스트로 거론되어야 할 분인데, 좌파들의 네거티브 프레임에 씌어 공격당해 어처구니없다. 특정 세력에 의해 흔들리지 않는 문화예술계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유튜브 방송에서는 "예술계에 좌파가 많아 김건희를 제대로 변호해주는 사람이 없었다"고 주장하였고, 위 페이스북 글에 "좌파 문화계 확 바꾼다"는 타이틀의 위 유튜브 방송 영상을 공유하였다.

이에 대해 단체들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문화예술계 좌파 청산을 외쳤던 기조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자유롭고 다양성을 중시하는 문화예술계 특색을 무시한 채 이념을 기준으로 가르려는 태도가 결과적으로 블랙리스트로 이어졌으며 위와 같은 행위는 블랙리스트의 연장선인 셈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단체들은 "결코 다시 발생되어서는 안되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조짐에 심히 우려와 분노를 표하며 우리 한국문화예술네트워크 예술인 모두는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9473인과 한 목소리로 정의로움과 민주주의에 대해 주장한다. 표현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것을 천직으로 삼은 예술인들로서, 우리에게 표현의 자유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더불어 예술인으로서 당연히 존중받아야 하는 권리이다"고 선언했다.

한편 이날 성명발표에 연대한 단체는 (사)한국민족극협회, (사)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 (재)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푸른연극마을, 광주문화도시협의회, 상상실현네트워크, 소년의서 임인자,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진보연대, 한국문화예술네트워크광주지부(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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