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고려인의 삶과 역사, 문화 콘텐츠를 담은 고려인 역사유물전시관(광주 광산구)이 한민족 디아스포라 역사교육 1번지로 자리잡았다. 방문객들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해 5월 개관 이래 코로나 팬데믹 위기 속에서도 4000여 명이 전시관을 찾았다. 머나먼 동토의 땅에서 펼쳐진 항일투쟁의 역사를 조망할 수 있으며, 스탈린 치하의 고려인 강제이주 역사부터 고국에 안착하기까지의 과정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전시관은 월곡 고려인문화관 ‘결’ 내부 1‧2층에 꾸며졌다. 1층 상설전시실 2곳에선 고려인 150여년의 역사를 연대기로 보여준다. 1실에서는 ‘이주와 정착’ 및 ‘항일운동과 문화운동’ 2실은 ‘강제이주와 시련의 극복’ 및 ‘황무지에서 피어낸 민족혼’ 이라는 주제로 각종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2층은 기획전시실과 특별전시실, 국가지정기록물전시실로 구성됐다. 기획전시실은 고려인의 역사에서 일어난 주요한 사건을 조명하고 관련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특별전시실은 고려인을 대표하는 주요 인물의 행적과 생애를 소개하는 공간이며, 인물 관련 특별전이 열린다.
전시관은 카자흐스탄에서 민족문화 교류활동을 벌이며 살던 김영학 시인이 2016년 말 고려인이 남긴 자료유물 1만여 점을 가지고 들어오며 설립 움직임이 시작됐다. 이국에서 오래도록 살아왔지만 자신들의 역사적 정체성을 기록하고자 하는 고려인 마을 7천 여 주민들의 열망이 전시관 설립의 결실을 이뤄냈다.
전시관 개관은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고려인’이라는 지칭 자체를 낯설어 하던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함으로써 강제이주의 아픔을 겪은 고려인 선조들의 잊혀진 역사에 대해 알게되면서 그들의 지난 삶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광주이주 7000여 명 고려인동포 공동체의 자긍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전시관을 찾는 사림들도 다양하다. 고려인 정착과정에 대한 학문적 관심을 갖고 있는 연구자, 재외한인들의 역사와 문화를 탐방하려는 중·고·대학생들, 전시관 시설을 견학하려는 각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시민사회단체 와 일반시민까지 전국각지의 각계각층에서 전시관을 찾고 있다.
전시관 운영 책임을 맡고 있는 김병학 관장은 특히 역사교육 현장으로서 전시관이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 관장은 "교사, 교육계 종사자, 체험학습 나선 학생들이 많이 다녀갔고, 평소 인식하지 못했던 한민족 이주의 역사와 이주민들의 치열했던 삶을 가슴에 담는 기회가 됐다"고 말하며 "코로나가 안정되면 지금 준비하고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관계기관과 협력하여 지속적으로 구현할 계획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관장은 "고려인 마을 내 다모아공원을 홍범도 공원으로 만들자는 사업이 추진중이다"고 밝히며 "공원이 완성되면 방문객들의 발길이 더 잦아지며 전시관의 역할도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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