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 돈 뜯어 감사·이사에 ‘상납’…목포무안신안축협 조합장 알았나


상무·과장 21명에게 매년 1천500만원 이상 각출

전남 목포무안신안축협이 매년 연말에 과장과 상무들에게 각각 80만원과 70만원을 걷어 축협 감사와 이사에게 100만원씩 교부했다는 제보가 잇따라 갖은 의혹을 낳고 있다. 특히 돈을 전달한 장소에는 조합장이 임원들과 함께 있었다는 증언도 불거져 진상규명이 불가피해 보인다./무안=홍정열 기자

[더팩트 | 무안=홍정열 기자] 전남 목포무안신안축협이 이사 9명 감사 2명 등 모두 11명에게 수년째 현금 100만원씩을 교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이 돈의 성격은 조합장 선거출마를 위한 감사와 이사들 관리차원에서 지급됐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어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본지 <더팩트> 제보 내용에 따르면 이 축협은 매년 12월 말일께 상무와 과장 21명에게 성과급을 지급한 후 현금 할당을 배분하고 각각 80만원과 70만원을 각출해 왔다.

축협에서 근무하는 상무와 과장은 모두 21명이다. 이중 상무 9명, 과장 12명이다. 이들이 현금으로 갖다 바친 금액은 연간 1500만원을 상회한다. 5년 동안 7천800만원을 웃돈다.

또 다른 제보자는 지난해(2021년)에도 돈을 걷었으며, 횟수로는 5년이 아닌 6년째 각출했다고 주장했다.

돈은 관리상무가 맡아 관리했다. 돈 전달은 계좌이체가 아닌 현금 전달만 가능했다. 제3자가 아닌 본인이 직접 전달토록 하고, 내부 방침까지 세워 이 같은 일을 실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책임자들과 회의에서는 돈 각출에 대한 보안을 지킬 것을 당부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져 사안에 대해 주도면밀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현금으로 전달…돈 각출 조합장이 ‘알았어도 문제, 몰랐어도 문제’

돈의 사용은 이듬해 이사회의가 끝나면 상임이사가 감사와 이사들께 각각 100만원씩 전달했다. 돈이 전달되는 자리에는 조합장이 함께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조합장을 성토하는 분위가 커지고 있다. 직원을 활용해 조합 자산을 자신의 쌈짓돈처럼 써왔다는 게 직권남용에 해당된다면서 사안의 심각성에 우려를 표했다.

또 돈 각출에 대해 조합장이 알았어도 문제, 몰랐어도 문제라고 진단했다. 조합장이기에 책임에서 면피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관련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조합 내 간부와 임원, 그리고 조합장과의 갈등은 심화될 것이란 관측이어서 축협은 당분간 내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돈 각출을 놓고 최초 지시자가 누구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축협이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돈을 현금으로 각출해 감사와 이사에게 전달한 배경에는 조합장 지시가 있어 가능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상임이사가 돈은 전달했지만 자신이 돈을 각출하라는 최초 지시자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한 관계자는 "상임이사는 아무 권한이 없는데 직원들은 그의 눈치를 많이 본다. 조합장과 코드가 맞아 그렇다. 그래도 조합장 지시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일이다"고 했다.

축협 관리상무 K씨는 돈 각출에 대해 "그 말이 어떤 말이냐"고 반문하고 "왜 그런 말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 일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상임이사 J씨는 "올해는 안 했다. 옛날 N모 조합장 있을 때, 처음 보너스 먹을 때 한번 얘기했다. 그 뒤로는 하지 말자고 해서 안 했다. 작년에도 안 했다"며 이같이 해명했다.

조합장 M씨 역시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느냐"고 반문하고 "(축협에)와서 직원들, 임원들께 물어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부 당시 자리를 함께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누가 그런 말 했냐. 눈구멍 파버릴 테니까. 그 자리에 있었으면 내가 책임지겠다"며 격앙된 목소리로 불쾌감을 나타냈다.

한편, 목포무안신안축협 조합장은 장기적인 연임이 가능하다. 조합 정관에는 임기를 상근, 비상근으로 구분하고 있다. 상근 조합장에 비해 비상근 조합장은 연속 출마가 가능하다.

forthetrue@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