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산=김아영 기자]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근무하다 사망한 고 김용균씨 사건과 관련, 당시 원청 대표인 김병숙 전 한국서부발전 대표에 대해 무죄 판단이 내려졌다.
대전지법 서산지원 형사2단독 박상권 판사는 10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대표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전 대표가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컨베이어벨트 관련 위험성이나 한국발전기술과의 위탁용역 계약상 문제를 구체적으로 인식하기 어려워 업무상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고의로 방호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고도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김 전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 13명과 법인 2곳에 대해서는 모두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형 및 금고형 집행유예 혹은 벌금형을 선고했다.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 백남호 전 대표에게는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했다.
한국서부발전 관계자 8명에게는 각각 벌금 700만원~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한국발전기술 관계자 4명에게는 벌금 700만원~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관계자 11명에게는 사회봉사 120~200시간도 함께 명령됐다.
한국서부발전과 한국발전기술에는 각각 벌금 1000만 원과 1500만 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근로자가 점검 작업을 할 때 컨베이어벨트 운전을 정지시키지 않는 등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한 것이 인정된다"며 "피고인들이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입사한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은 김씨가 사고로 참혹하게 숨진 것에 대한 죄책이 가볍지 않고 이로 인한 유족의 고통이 적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고 발생 5개월 전 다른 사업소에서 2차례에 걸쳐 근로자가 협착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또 다시 사고를 막지 못했다"며 "피고인들 개개인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 행위들이 모여 이 사고를 유발하게 된 만큼 위법성과 비난 가능성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인 김미숙 사단법인 김용균 재단 이사장은 재판 후 "정의가 살 수 있도록 제대로 재판해달라"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김 씨는 "사람이 죽었는데 원청은 잘 몰랐다는 이유로 빠져나가고 집행유예만 받았다"며 "재판 결과를 인정할 수 없고 대법원까지 가서 이들을 응징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21일 결심 공판에서 김 전 서부발전 사장에게 징역 2년, 백남호 전 한국발전기술 사장에게 징역 1년 6월을 각각 구형했다.
김용균씨는 태안화력발전소 하청 업체인 한국발전기술 소속으로 근무하던 지난 2018년 12월 11일 새벽 석탄운송용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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