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고양=안순혁 기자] 경기 고양시가 코로나19 선별검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관내 모든 임산부들에게 ‘안심 자가검사키트’를 지급한다.
시는 9일 "지난 1월 자가검사키트 제조사인 ㈜래피젠·휴마시스(주) 2개 사와 키트 생산을 위한 협약을 맺고 확보한 자가검사키트 2만여개를 관내에 거주하는 임산부 5500여 명에게 우선 보급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시의 방침은 오미크론 유행이 장기화 되어가는 상황에서 ‘고위험군 보호’, 특히 태아의 건강과 직결된 임산부의 보호가 급선무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중대본 발표에 따르면 임산부는 코로나19 감염 시 임신을 하지 않은 가임기 여성보다 위중증률이 9배나 높은 고위험군이다. 그러나 임산부는 선별진료소의 PCR 검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 3일 오미크론 변이로 선별검사 인원이 폭증하자 고위험군을 제외하고 자가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오거나 의사소견서가 있는 경우에만 PCR 검사를 받도록 하는 ‘선자가진단 체제’로 전환했다. 이 고위험군에는 60세 이상 고령층 등만 포함돼 있다.
‘선자가진단 체제’ 전환으로 인해 자가검사키트가 제2의 마스크대란이라 불릴 정도로 전국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어 임산부들은 사실상 ‘선별검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임산부 A씨(일산서구)는 "미열로 선별진료소를 찾았는데 PCR 검사는 60세 이상만 가능하고 신속항원검사마저 한 시간 넘게 대기해야 한다는 말에 돌아서야 했다"며 "임산부들은 외출이 쉽지 않고 미접종자 비율도 높은 편인데 집에서 간편하게 검사라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자가검사키트 임산부 지급은 고양시가 전국 최초 사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시가 개발한 '안심 자가검사키트'는 향후 임시 방역패스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자가진단키트에 인쇄된 QR코드로 ‘안심 자가검사시스템’에 접속해 정보를 입력하면 검사결과가 담긴 메시지가 즉시 전송되어 제3자도 확인 가능하기 때문이다.
시는 8일 기준으로 시 보건소에 등록돼 있는 임산부에게 1인당 2매씩 11일부터 우편으로 배송할 예정이다. 이후 물량 확보 상황과 사용자 반응 등을 고려해 추가 지급도 검토하고 있다.
이재준 시장은 "앞으로도 임산부 외에 요양병원·어린이집·버스기사 등 감염 취약계층에 우선적으로 키트를 공급하고, 일반 시민을 위한 물량도 최대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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