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감사원에 대한 감사는 누가 하는지"…부실감사 의혹 제기
인천시, 7일 사표 수리…소통기획담당관 환경부 조기 복귀 요청 공문 발송
[더팩트ㅣ인천=지우현기자] 감사원이 '인사비위'로 논란이 일고 있는 인천시에 대한 감사를 부실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민사회 단체는 박남춘 인천시장의 입김이 감사원 부실 감사를 부추기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신봉훈 소통협력관 사표 수리와 함께 '인사비위' 지시를 받은 백상현 소통기획담당관이 환경부로 복귀하면 감사원 감사의 의미는 퇴색해 버린다. 해당 당사자 즉 징계 대상자가 자리에 없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지난해 12월 <더팩트>의 보도로 불거진 인천시 '인사비위'에 대해 예비감사를 실시했다.
감사원은 신 협력관 및 백 소통기획담당관 등 여러 명의 관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전 방위적인 자료를 수집했다.
감사원은 고위 간부들이 7급 임기제 공무원의 승진을 위해 부하 직원들에게 압박을 행사한 내용을 자체적으로 파악하고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 고위간부들의 7급 공무원 인시비리 요구와 관련, 부정청탁과 갑질 논란 등을 들여다 본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 "감사중이다. 인천시에 답변 자료 요청"…인천시 "정식 통보 없었다"
지난해 12월 당시 감사 대상자로 지정된 신봉훈 소통협력관은 7급 계약직 공무원 6급으로의 진급에 부정적이었던 백상현 소통기획담당관의 근무평가에 낙제점을 줬다.
본인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인다. 갑질로 밖에 볼 수 없는 대목이다.
신봉훈 소통협력관은 인사권이나 결재권한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 시장의 보좌역할에서 벗어난 행위를 한 것이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을 보면 누구나 직접 또는 3자를 통해 공직자 등에게 부정청탁을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부정청탁 대상 직무를 인·허가, 인사 개입, 수상·포상 선정, 학교 입학·성적 처리 등 총 14가지로 구분했다.
고위공무원이 인사에 절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법이다.
하지만 신봉훈 소통협력관은 임용권자인 박남춘 시장에게 인사 및 결재권을 부여 받아 인사에 개입(근무평가)하고 5개 과의 업무를 관장(결재)하면서 7급 계약직 공무원 6급으로의 진급에 직·간접적으로 행사했다. 김영란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지난해 예비 감사를 진행한 감사원은 김영란법 위반 의혹의 대상인 신 협력관에 대한 감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
자치단체의 경우 고위 공직자가 사직서를 낼 경우 수사기관 및 감사원 등에 신원조회를 요청한다.
통상 사법기관 및 감사원 등은 조사 중인 대상자에 대한 결과(경미한 징계 등은 제외)가 나올 때까지 사표수리를 승인해 주지 않는다.
하지만 감사원은 어떠한 이유에서 인지 감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신 협력관에 대한 사표를 승인했다. 정식 감사 전 고위직 '인사비위'를 경미한 징계 사안으로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신 협렵관은 지난 7일 인천시를 떠났다.
인천시 관계자는 "감사원으로부터 정식 감사통보 받은 바 없다. 감사원의 승인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거쳐 소통협력관의 사표를 수리했다"며 "현재 감사원의 답변 요구에 따른 의견서를 고문 변호사의 자문을 받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는 정식 통보는 받지 않았지만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인 것을 인정한 것이다.
고위공직자인 소통협력관의 사표를 승인한 감사원도 현재 감사중임을 인정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인천시에 감사 기간이랑 감사 관련한 큰 주제를 대략적으로 통지를 한다. 지금 감사가 진행 중인 사항은 맞지만 인천시의 답변을 듣기 위해 공문을 보내놓은 상태다. 인천시는 고문변호사 자문을 통해 입장을 밝힐 예정에 있다"며 "이게 감사 과정이 비공개라 진행 사항은 더 이상 말씀드릴 수 없다. 감사 결과가 나오면 공개를 하게 돼 있다"고 했다.
현재 감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한 이 관계자의 이 같은 답변은 소통협력관이 처벌(경미) 대상이 아니라 판단해서 인지 아니면 민주당 소속인 박남춘 인천시장의 입김이 작용해서 인지는 모르지만 이 사람에 대한 사표를 승인해 줬다.
한편 행정안전부도 인천시 고위공직자 '인사비위'에 대한 복무감찰이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더팩트>와 전화통화에서 "현재 감사가 진행 중인 것은 맞다. 인천시가 고문변호사에게 의뢰를 한다고 알려와 자문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감사가 어떻게 진행 될 것인지에 대해선 말씀드릴 순 없다"고 말했다.
◇인천시, 사표 수리 앞서 소통기획관 환경부에 복귀 요청...감사 피하기 위한 꼼수(?)
인천시가 감사원 감사를 피하기 위해 사전정지작업(꼼수)을 한 것 아닌가 하는 의혹도 제기됐다.
시는 신봉훈 소통협력관의 사표 수리가 1월 13일로 예정됐으나 6일 앞당겨 1월 7일자로 수리 했다.
시는 앞서 지난 4일 환경부에 인사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인천시 인사이동이 1월 13일부로 예정돼 있으니, 시 소통기획담당관을 원 소속 부처인 환경부로 이 시기에 맞춰 복귀시켜 달라는 내용으로 전해졌다.
시 소통기획담당관은 환경부소속 공무원으로 지난 2020년 2월 17일 개방형직위인 시 소통기획담당관으로 부임했다. 임기는 2년으로 다음달 16일이 임기 만료일이다.
시의 이번 공문은 소통기획담당관의 임기보다 한 달여 이상 빨리 원 소속 부처로 복귀시켜달라는 요청으로 지극히 이례적이다.
시 관계자는 "인천시 정기 인사와 환경부 정기 인사 조율을 위해 공문을 보냈다"며 "환경부 담당자가 소통기획담당관과 복귀 일정을 논의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시는 소통협력관 사표 수리와 함께 소통기획담당관이 환경부로 복귀하면 감사원 감사가 유명무실해 질 것을 알았기 때문에 사전정지작업(꼼수)을 한 것으로 밖에 볼 수없는 대목이다.
시민단체는 박남춘 인천시장이 감사원 감사를 피하기 위해 사전정지작업(꼼수)을 펼친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했다.
인천경실련 김송원 사무처장은 "공무원의 부정부패 근절을 위해 존재하고 있는 감사원이 인사비위를 인지하고도 감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라며 "임용권자인 박남춘 시장이 꼼수(사전정지작업)를 부린 것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권력기관중 하나인 감사원이 부실감사를 한다는 것은 민주당 소속인 박 시장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으면 불가능할 것"이라며 "이렇게 감사할 것이라면 감사원은 왜 있는지 모르겠다. 감사원에 대한 감사는 누가 하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감사원의 승인에 따라 사표 수리된 신봉훈씨는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위원장 정무특보로 임명돼 대선 및 지방선거를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앞으로 감사원과 행안부가 인천시의 ‘인사비위’에 대한 감사를 어떻게 진행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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