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클린로드' 사업, 잇따른 의혹에 휩싸여

스마트 그린도시 업무협약 및 비전 선포식이 지난해 3월 한정애 환경부장관을 비롯한 송옥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과 최문순 강원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비롯한 순천시 등 25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현장 참가 또는 영상 참여 형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의 스마트 그린도시 사업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잡음이 일고 있다./더팩트DB

공법심사 후 20여일 지나도록 업체 선정 못해..."각종 의혹 벗기위해 입찰 다시해야"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순천시가 스마트 그린사업 중 일부인 클린로드 사업을 시행하면서 사업지 선정을 환경부 산하 기관의 가이드라인과는 달리 1차선 좁은 도로를 선정, 사업 효율을 확보하지 못하는 등 사업 목적을 이탈한 것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또 클린로드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법제안 심사를 마친 뒤 20여일이 지나도록 업체 선정을 미룬 채 사실상 재심사 과정을 거치고 있어 뒷배경에 의문을 사고 있다. <2021년 12월 21일자 본지 ‘순천시 17억 규모 클린로드 사업 특정 공법 '짬짜미' 의혹’ 보도 참고>

이같이 의혹에 의혹이 꼬리를 무는 기현상이 빚어지는 가운데 클린로드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과정을 전면 백지화 하고 사업 대상지 선정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12일 순천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순천시는 지난해 환경부 공모사업으로 스마트 그린사업 예산 총 119억원 사업 가운데 일부 사업인 17억4200만원을 투입하는 ‘클린로드 시스템 구축’ 사업을 하기 위해 업체 선정 심사를 지난해 12월 21일 마쳤다.

하지만 업체선정 심사를 마친 뒤 곧바로 심사결과를 발표하는 통상 관례를 깨고 20일이 지나도록 업체선정 결과 발표하지 못하고 사실상 심사를 다시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더팩트>는 순천시 클린로드 사업 추진에 따른 사업대상지 변경, 공법 제한, 사업자 선정을 못하는 이유 등 문제점을 추적 보도한다.

클린로드 사업(고정 자동 살수 시스템)은 도로재 비산먼지를 제거하거나 저감시키고 여름철 열섬현상에 의한 무더위를 식히기 위한 사업이다. 환경부 산하 수도권대기환경청은 효율적인 클린로드 사업을 위해 용역을 거쳐 ▷차량 통행량 많은 곳 ▷4차선 이상 도로 ▷인구밀집도 높은 지역 ▷살수용 용수 확보 용이한 곳 등으로 사업대상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사업지 선정 - 고가도로에서 터미널 인근으로 변경 ‘왜’

순천시는 당초 클린로드 사업 대상지를 아랫장과 순천교 인근의 고가도로로 선정했다. 환경부 공모사업에 응모할 때 이곳을 사업대상지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 사업의 주무 부서인 생태환경과는 고가도로를 제외하고 그 대신 순고오거리~순천교까지 480m를 대상지에 편입시켜 성동오거리~장천사거리 760m 구간과 함께 사업구간으로 지정했다.

순고오거리~순천교 480m 구간 중 약 300m 구간의 경우 편도 1차선, 왕복 2차선이다.

생태환경과 담당자는 사업대상지를 일부 변경한 이유에 대해서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은 채 단지 교통량이 많아서 그랬다는 얘기만 반복하고 있다.

교통량을 기준으로 대상지를 선정했다면 풍덕동 이마트 인근 사거리나 연향동 국민은행 근처 등이 교통량이 더 많은 지역이란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 수도권 환경청의 가이드 라인처럼 인구밀집도와 4차선 이상 도로가 더 타당한 사업 대상지라는 점에서 순고오거리~순천교 1차선 구간 선정은 이해하기 어렵다. 17억원을 투입해서 설치한 자동살수 장치가 그만큼의 효율을 얻기 위해서 편도 1차선 구간 보다는 2,3차선으로 넓은 구간을 대상지로 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법 선정 - 매립형으로 공법 제한 ‘의문’

순천시는 지난해 입찰공고를 하면서 ‘매립형태의 고정식 자동 물분사 장치’로 공법을 제한했다.

그 이유가 1차선이어서 안전성과 미관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클린로드 사업 공법에는 매립형과 노출형 두가지가 있으며 전국적으로 매립형 사업자가 2~3개 업체, 노출형은 1~2개 업체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서 순천시가 1차선 노선이 포함된 순고오거리~순천교까지를 사업 대상지에 포함시킨 이유가 숨어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최근 서울시를 비롯해서 여러 지자체의 공법선정에서 경제성과 사후 관리성, 스마트 그린도시 구현성 등의 잇점을 근거로 사업권을 잇따라 따내는 노출형 사업자를 배제하는 방법으로 1차선 노선을 선정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좁은 길에서 노출형은 맞지않다는 근거로 삼기위한 고육지책이란 지적이다.

이같은 의혹은 당초 일부 인사들이 자신들이 소유한 공법 선정을 위한 사전 로비를 하고 있다는 소문과 맥이 닿아있는 셈이다.

특히 공법심사위원회가 심사할 항목에 ▷안전성 ▷경관성 항목이 ▷유지관리성 ▷시공성 등과 함께 포함돼 있는데도 공무원이 의도적으로 특정 공법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특정 공법 소유자에 일감을 주려했다는 의문을 사고 있는 대목이다. 공정한 입찰 기회를 제한한 것은 공무원의 재량권 남용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이유다.

20여일 동안 결과 발표 못해, 이유는?..."1순위 업체 뒤바뀔 우려 때문 아니냐"

사업 대상지 선정과 공법선정의 부당성 지적은 받는 순천시 생태환경과는 지난해 12월21일 공법선정위원회 심사를 마치고서도 12일 현재까지 20일이 넘도록 업체선정을 미루고 있다.

선정위원회에서 매긴 정성적 평가(80점)에 의한 점수표를 받아놓고도 20여일이 넘도록 업체 선정작업을 붙잡고 있는 셈이다.

순천시가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정성평가에 의하면 이번 입찰에 참가한 두 업체 중 하나인 L사가 1순위이고 D사가 2순위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공사비(10점)와 경영상태(10점) 등으로 구성된 정량평가를 더할 경우 두 업체간 순위가 뒤바뀌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시말해 똑같은 매립형 공법임에도 두 업체가 써 낸 공사비 갭이 3억원이 넘는다는 것이다. 또 회사채와 기업어음에 대한 평가 방식에서의 미묘한 차이로 인해 쉽사리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순천시 생태환경과는 정량평가에 참고할 사항을 조언받는다는 차원에서 12일 공법선정위원회를 다시 개최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당초 이 사업을 위해 로비를 해온 업체가 탈락할 위기에 처하면서 순천시가 난감한 처지에 내몰린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다른 일각에서는 "스마트 그린도시라는 당초 목적을 구현하고 온갖 잡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순천시가 대승적 차원에서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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