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안동=이민 기자] "안동시와 안동병원의 미흡한 대처로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는 감염후 12일만에 한 줌 재로 변해 돌아왔어요"
최근 경북권역응급의료센터인 안동병원 연관 코로나19 확진자 137명이 무더기 확진되고, 이 병원에서만 21명이 사망한 가운데 유가족들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8일 청와대국민청원에 "안동병원과 안동시 방역당국을 조사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은 은 8일 오후 3시 기준 1819명이 동의했다.
안동병원에 입원치료를 받다 코로나19에 확진돼 숨진 환자의 아들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어머니는 기저질환이 있었지만 지난 5년 동안 잘 관리해 오고 있었고 인근 도시인 경북 영주에서 혼자 고속버스를 타고 안동병원을 오가며 시장을 보고 음식을 하고 가끔 친구도 만나는 등 일상생활을 하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9일 가벼운 뇌경색으로 안동병원 11층 병동에 입원했다 14일 병동 내 감염으로 코로나 확진 판정 후 22일에 돌아가셨다"며 "당시 어머니는 치료 당일 바로 회복했으나 조금 더 지켜보자는 병원측의 말에 입원했다 변을 당해 가족들이 임종도 지켜주지 못하고 혼자 쓸쓸히 돌아가셨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서 "안동병원 11층 병동에서 지난달 11일 병원 종사자로부터 감염이 시작됐으나 환자와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아 확진자와 비 확진자가 동일 병동에서 함께 주말을 보내게 됐고 이틀 뒤인 13일이 되어서야 코호트 격리를 하고 환자와 병원 종사자 전수검사를 하면서 확진자를 키웠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확진자가 쏟아지는데도 11층 환자들을 개별적으로 격리도 없이 11층으로 들어가는 입구만 봉쇄한 상태였다"면서 "22일이 되어서야 7층에 음압병실 50여 개를 구축하는 등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고 했다.
또 "요양병원도 아닌 권역 거점 종합병원인 안동병원에서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나올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현재 안동시 관할보건소에서는 11일 코로나 초기 발생 시 안동병원에 그 대처를 일임했다고 하고 안동병원은 경북도나 안동시에서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했다면서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고 분개했다.
끝으로 그는 "어머니를 포함해 돌아가신 20여명의 안동병원 코로나 사망자 유가족들도 모두 같은 심정일 것"이라며, "방역당국인 안동시와 발생지인 안동병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감사를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우리 사회에 발생하지 않도록 힘을 모아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안동병원에서는 지난달 11일 10명, 12일 1명, 13일 22명, 14일 1명, 15일 12명, 16일 8명, 17일 12명, 18일 5명, 19일 4명, 20일 3명, 21일 3명, 22일 1명, 23일 7명, 24일 3명, 25일 2명, 26일 2명, 27일 1명, 28일 8명, 29일 5명, 30일 10명, 31일 5명, 이달 2일 1명, 5일 1명 등 모두 127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인근지역 전파까지 포함하면 모두 137명이 감염됐다. 이 가운데 21명은 사망했다. 확진자 발생 26일 만의 일이다.
병원측은 최초 확진자가 나온 11층 병동을 폐쇄조치 했다고 밝혔지만, 이후 확진자들은 5층, 7층, 3층, 정신과 격리병동 등 병원 전체에서 의사, 간호사, 간병사, 간호실습생, 방사선사, 미화원 등 감염자가 무차별적으로 쏟아졌다.
앞서 안동병원은 지난달 11일 10명이 감염된 후 12일 1명, 13일 14명의 추가 감염자가 발생해 안동시에서 진입을 시도했지만, 병원측에서 자체적으로 검사 하겠다며 검사에 필요한 물품만 공급해 달라고 했다며 방역당국 관계자는 전했다.
이후 안동병원측은 지난달 14일 이후 추가 확진자에 대한 감염경로에서 병원의 층수와 근무부서 등을 삭제해 달라며 방역당국의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강력히 항의해 추가 확진자들의 감염경로를 삭제했다고 안동시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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