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충분한 협의 없이 인사 단행”...집행부 “소통 노력”

[더팩트 | 대전=김성서 기자] 대전 자치구에서 지방의회 사무직원 인사를 두고 의회와 집행부가 갈등을 빚고 있다. 의회는 "의회와의 충분한 협의 없이 사무처 인사를 단행했다"며 반발하고 집행부는 "소통에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4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대전 동·중구의회와 집행부가 인사 문제를 두고 갈등이 초래됐다.

동구의회는 이날 "지방자치법에는 지방의회 사무직원은 의장 추천이 있도록 돼 있지만 집행부에서는 ‘시간이 촉박하다’며 인사발령 조치를 했다"며 "의견 수렴에 대한 의지가 애초부터 없었던 것"이라고 반발했다.

또 "인사권 독립 등의 내용을 담은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을 보름여 앞둔 상황에서 집행부가 법 개정의 취지와 의견을 무시하고 있다"며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해 집행부를 견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집행부는 충분히 소통했다는 입장이다. 동구는 이은학 인사위원장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의회 직원을 추천해 달라는 공문을 발송했으나 협의를 위한 소통에 의회가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았다"면서 "의장의 집 앞으로 찾아가 1시간을 기다려 어렵게 만남이 성사했으나 행정5급 배치만 가능한 상황임에도 토목직 배치를 고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사발표 직전까지 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소통에 노력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인사 협의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해 인사를 실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1월 1일자 의회사무국 전문위원 인사발령 거부 성명서’ 통과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었던 중구의회는 법적 다툼을 시사하고 나섰다.

김연수 중구의장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자치법과 조례에서는 의장 추천권을 명시하고 있지만 집행부에서 이를 무시한 채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 인사를 단행했다"며 "의회를 무시한 채 절차적 하자를 둔 행정행위로 인사발령 거부 및 철회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소송으로 바로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해당 인사는 4년 전 의회 의사계장으로 있으면서 의장의 허락 없이 의회의 자료를 집행기관에 전달한 바 있다"면서 "개인의 입장도 있는 만큼 신속하게 집해부에서 풀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중구는 "의회 측에서 요청한 인사뿐만 아니라 의회로 전보를 희망하는 직원도 없어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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