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경쟁 무리한 적용한 지자체와 담합 의심받는 업계 모두 사법당국의 특단 조치 필요”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순천 정유재란 역사체험 학습장 전시연출물 제작과 설치 사업은 ㈜**문화가 94%대의 높은 투찰율로 시공권을 따냈다.
순천시가 입찰참가 업체를 5개로 제한하는 ‘지명경쟁’ 방식을 택하면서 특정 업체로 낙찰될 것이라는 당초 소문대로 낙찰업체가 선정됐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이에따라 짜고찌는 고스톱 입찰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9일 순천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역사체험 학습장’ 사업 기초금액인 23억6729억원을 토대로 지난 28일 정오 투찰을 마감한 결과, 경기도 소재 ㈜**문화가 투찰율 93.676%인 22억5000만원을 써 내면서 1순위 업체로 사실상 낙찰업체로 선정됐다.
이날 투찰결과 2순위는 ㈜**씨가 94.301%(22억65000만원), 3순위에 ㈜**문화 94.509%(22억7000만원), 4순위와 5순위 업체는 똑같은 95.758%(23억원) 등으로 드러났다.
이번 입찰은 순천시가 한국전시문화산업협동조합에 업체를 추천해 줄 것을 요청했고 추천받은 5개 업체를 대상으로 입찰을 진행하는 지명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됐다. <본지 28일자 보도: 순천시 정유재란 역사체험 학습장, 지명경쟁 입찰 ‘의혹’>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통상 완전 경쟁입찰이 이뤘을 경우 최저가 입찰제로서 최저 하한이 88%인 점에 비춰 88% 근처에서 낙찰자가 결정되는 구조인데도 낙찰율 94%라는 점이다.
이번 역사체험 학습장 사업이 23억6700원대 시설공사라는 점에서 6%의 갭은 1억4천만원대에 이른다. 지명경쟁 입찰에 따른 담합의 소지가 있는 불완전 경쟁으로 인해 입찰금액에서만 순천시가 억대의 손실을 보았고 반대로 낙찰업체에 그만큼 이익으로 돌아갔다는 결론인 셈이다.
더구나 전시연출물 사업의 경우 일반 건설사업처럼 건설단가표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마진율이 놓은 사업이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낙찰을 로또나 마찬가지’라고 부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순천시 입찰 사례에서 보듯이 특정 조합을 통한 지명경쟁 입찰을 할 경우 담합수주가 상당히 관행화 되어 있어 낙찰율도 88%선을 훨씬 상회하는 선에서 업체가 선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서울시가 이달 21일 발주한 ‘G밸리 산업박물관 상설전시 영상실전시물 설계제작’의 경우 98%(3억1800만원)대에 낙찰됐다.
또 울산광역시가 이달 초 발주한 송정박상진 호수공원 실물모형 제작설치 사업의 경우도 94%(9000만원)대에 낙찰자가 결정되기도 했다.
이번 순천시의 ‘역사체험 학습장’ 사업의 경우 발주 금액도 23억원을 상회하는 상당한 규모의 사업이어서 업체 선정에 상당한 관심이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업 발주 과정에 순천에서 **고교를 다녔던 ***크(대표 박**)가 100% 투자사인 ㈜**문화가 낙찰자로 사전에 정해져 있다는 소문이 업계 일각에서 퍼져있었다.
이 과정에 한국전시문화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이 대표인 ㈜**씨 등이 참가해서 중간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도 나돌았다는 게 업계의 귀띔이다.
이번 사업 투찰과 낙찰업체 선정 결과로 볼 때 공교롭게도 이 같은 소문은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진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특정 조합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입찰담합도 나쁘지만 일부 지자체들이 특정 업체의 로비에 흔들리고 단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은 더욱 근절돼야 할 입찰 관행이다"고 쓴 소리를 했다.
다른 관계자도 "이번 정유재란 역사체험 학습장 조성사업은 특정 특허나 신기술이 필수적으로 필요한 사업이 아니어서 지명경쟁을 할 이유가 애초에 없었다"고 말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명경쟁 입찰을 강행하는 순천시의 배짱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누가 봐도 짜고치는 고스톱인데 사법기관은 뭐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대선과 연말이 겹쳐서 어수선한 틈을 타서 편법이 기승을 부리는 것 같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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