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리즘 민족문학 본령 지킨 송기숙 소설가 별세

리얼리즘 민족문학의 본령을 굳건히 지키면서 반독재 투쟁으로 잦은 옥고를 치르며 한국현대사 참여적 지식인의 표상으로 일컬어진 송기숙 소설가가 향년 86세로 5일 별세했다. /네이버 지식백과 캡처

독재에 항거하며 잦은 옥고 치른 한국 현대사 참여적 지식인의 표상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민족문학작가회의(현 한국작가회의) 회장을 지낸 소설가 송기숙 씨가 5일 향년 86살로 유명을 달리 했다.

전남 장흥 출신인 고인은 1961년 전남대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이듬해 ‘현대문학’에 '이상서설'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고인은 분단현실과 민중의 삶을 깊숙이 파고든 중량 있는 작품을 발표하며 민족문학의 중추적 역할을 감당해왔다.

염무웅 평론가는 고인이 2018년 펴낸 송기숙의 중단편전집(전5권) 소개 글에서 "예술작품이 단순히 작가의 사상을 기계적으로 반영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역사적 생성물임을 여전히 증명하고 있다"고 평했다.

고인은 또한 민주화운동의 역사와 삶을 함께 해왔다.

1978년 전남대 문리대학 교수로 재직하던 중 학내 교수 10명과 함께 '국민교육헌장'을 비판한 '우리의 교육지표'를 발표해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돼 옥고를 치렀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민족의 수난사를 배경으로 민족의 정신적 현실을 에피소드 중심의 연대기형식으로 구성하여 민족주의 리얼리즘 문학의 본령을 지켜왔다. 그에게 한국 현대사의 교과서, 참여적 지식인의 표상이라는 찬사가 따라다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전남대5·18연구소장(1996),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속 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 위원장(2004~2006)을 역임했으며 전남대 명예교수를 지냈다.

저서로는 소설집 ‘백의민족’, ‘도깨비 잔치’, ‘재수 없는 금의환향’, ‘개는 왜 짖는가’, ‘들국화 송이송이’, 장편소설 ‘자랏골의 비가’, ‘암태도’, ‘녹두장군’(전12권), ‘은내골 기행’, ‘오월의 미소’ 등이 있다.

제18회 현대문학상, 제9회 만해문학상, 제12회 금호예술상, 제13회 요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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