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구=박성원 기자]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교육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이에 대구시교육청에서도 취약계층의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정보화 환경 조성을 위한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취약계층에 지급된 크롬북이 대구시교육청 의도대로 제 기능을 할수 있는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크롬북의 교육용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우선 두 가지를 점검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먼저 기기의 성능이 온라인 가정학습과 원격 수업을 하기에 문제가 없는지를 살펴야 한다. 대구시교육청은 이에 대해 "크롬북을 조달한 업체가 ZOOM을 이용한 원격수업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했다고 설명했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크롬북의 CPU가 셀러론으로 환경에 따라 멀티태스킹을 했을 때 부하가 걸려 끊어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크롬북을 지급받은 가정의 형편상 보호자가 없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원격 수업을 할 수도 있고, 보호자가 크롬북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제대로 된 사용이 안될 수도 있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이에 <더팩트>는 원격 수업 시 발생할 수 있는 끊어짐 문제 가능성에 대해 교육청 담당자에 문의를 했는데 교육청 담당자는 "기기의 문제가 아닌 네트워크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며 "최신 사양의 크롬북이어서 기기 문제는 아니다"고 답변했다.
취재진은 "크롬북으로는 연결이 끊어져서 집에 있는 8년된 노트북으로 연결하니 끊어지는 문제가 없었다. CPU의 사양이 낮아서 그런 것이 아니냐?"고 재차 문의했지만 담당자는 "최신 사양의 크롬북을 제공했다. 더 이상 해줄 게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크롬북을 제작한 삼성전자에 문의하니 상반된 답변을 들었다. 삼성전자 측은 "교육용으로 나와서 온라인 수업을 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20여명이 한꺼번에 ZOOM으로 원격 수업을 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교육청의 설명처럼 교육방송이나 유튜브처럼 인터넷 강의를 듣기에는 문제가 없지만 원격으로 쌍방 소통을 하거나 수업을 위해 고용량의 수업자료를 올리게 되는 상황에서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방적으로 데이터를 송출하는 방식과 달리 여러명이 한꺼번에 Z00M을 사용하게 되면 다량의 데이터를 셀러론에서는 처리하기 버거울 수 있다는 것이다.
크롬북이 현재 시점에서 가장 효율적 교육용 정보화기기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교육청은 안정적인 수업을 위해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정해서 수업 자료를 공유할 시 어느 정도의 용량 이상은 제한한다든지 등의 매뉴얼을 제공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교육청은 지난해 5월부터 이 사업을 실시해왔음에도 이런 보완작업을 하지않고 최신 사양의 크롬북을 제공했으니 이후는 '학교나 개인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선을 긋는 것은 무책임한 대응이다.
특히 이 사업의 대상이 취약계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용자가 크롬북에 대해 잘 모를 가능성이 높고 안드로이드폰에 익숙한 사람이 아이폰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 것처럼 크롬이라는 OS가 친숙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한편, 대구시교육청은 1일 본지 보도(대구시교육청에서 보급한 스마트기기 무용지물 '논란')가 나간 이후 <더팩트>에 "크롬북 콜센터를 설치해서 문제해결에 나서려고 준비 중에 있다"고 다시 설명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