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I 영광=이병석 기자] "이낙연 전 대표와 이재명 후보의 깜짝 만남을 내심 기대했었다"며 발길을 돌리는 지지자의 발걸음에 아쉬움이 짙게 묻어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 호남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 버스) 일정 마지막 날 이낙연 전 대표의 고향 전남 영광을 찾았다.
지지자들은 이 후보와 이 전 대표의 조우를 바랐으나 끝내 이 전 대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 전 대표로부터 안방을 물려받은 이개호 국회의원과 지역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한 터라 기대는 더욱 컸었다.
오래전 예정된 일정으로 동행할 수 없다는 게 이 전 대표 측의 설명이나, 이를 액면 그대로 받기에는 대선의 무게감과 견주었을 때 다소 군색하다.
‘똥파리’와 ‘찢빠’로 서로를 경멸했던 날선 공격의 망령들이 지금도 진영 간 입살에 오르는 것을 볼 때 잔존해 있는 경선의 앙금이 작용한 탓이다.
그러한 까닭에 이 후보의 영광 방문을 이 전 대표 측에서는 상대를 배려치 않은 성급한 이기심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이 후보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제 대선의 시계는 10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최근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서로 엎치락뒤치락 박빙 양상의 혼전이다.
여야 후보 모두 혹독한 검증으로 모멘텀이 소진된 가운데 서로의 실수에 기대 요행만을 바라보는 형국에서 이 전 대표의 합류는 민주당의 필승카드로 불릴만하다는 게 정가의 시각이다.
이렇듯 이 전 대표의 도움이 절실한 시점에 그의 공백은 이 후보의 입장에서 아쉽고 공허할 수밖에 없다.
그간의 강행군으로 피로감 때문일 수 있겠지만 이 전 대표의 부재가 이 후보의 표정에서 고스란히 감지된다.
"굴비를 먹을 때마다 영광이 낳은 이낙연 전 대표님과 영광을 생각하고, 영광을 위해 일하는 이개호 의원님과 영광군민을 생각하겠다"는 이 후보의 터미널시장 즉석연설은 레토릭이 아니라 절박한 심정에서 나온 진심으로 보였다.
초박빙으로 점쳐지는 이번 대선에서 이 전 대표의 합세는 이 후보의 당락을 좌우할 마지막 퍼즐로 불린다.
그 복잡다단한 퍼즐을 어떻게 맞춰낼지 이 후보의 정치력이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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