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내 선고 전망…재판부 선고 결과 귀추 '주목'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지난 6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항소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항소심 쟁점인 강제추행치상 혐의를 두고 법리적 다툼을 위한 근거인 피해자 진료기록 감정 촉탁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결과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인정'인데 앞으로 항소심 결과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25일 부산성폭력상담소으로부터 받은 대한의사협회 의료감정원의 자료를 보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관련 진단 적정 여부에 대해 "피해자의 의무기록을 살펴보면 초기 명확한 트라우마(스트레스)가 존재하고 이로 인해 증상이 발현된 것이 명확하다"고 적시됐다.
또 적응장애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진단에 대해 "피해자는 초기 적응장애와 급성스트레스장애의 진단이 모두 의증의 형태로 고려됐던 것으로 사료되며, 증상 지속기간이 1개월이 넘어가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의 진단으로 바뀐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꾸준한 치료를 진행했음에도 증상이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강제추행치상죄의 상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가젹으로 더떤 게 법조항에 해당하는 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설명하는 동시에 2차 피해를 배제한 경우 상해의 정도에 대해선 2차 피해를 배제한다고 가정할 때 상해의 정도는 심하지 않은 경한 범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0월 25일 진료기록 감정을 맡아 이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앞서 오 전 시장은 1심이 인정한 강제추행치상 혐의에 불복, 항소를 제기했다. 오 전 시장은 그 동안 강제추행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혔다는 혐의를 부인해 왔다. 이에 지난 8월 13일 법원에 진료기록감정 촉탁 신청서와 공판기일변경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는 피해자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상해를 입게 한 혐의(강제추행치상)의 여부를 가리기 위한 절차를 밟은 것이다.
피해자는 그동안 대학병원 2곳과 일반 병원 1곳에서 외상후스트레스 장애(PTSD)를 진단받은 바 있다.
대한의사협회의 감정촉탁 결과에 따라 앞으로 항소심 공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오 전 시장의 구속 기한이 내년 2월이지만, 재판부가 3번째 항소심 공판에서 "구속 기간을 넘기면서까지 감정 촉탁을 기다릴 생각은 없다"고 말한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재판은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오 전 시장의 4번째 항소심 재판은 내달 13일 오후 2시10분 부산고법 301호 법정에서 열린다.
한편, 오 전 시장은 지난해 4월초 부산시청 직원 A씨를 시장 집무실에서 추행하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상해를 입힌 혐의(강제추행치상)와 2018년 11월 무렵 또 다른 직원 B씨를 강제추행하고, 같은 해 12월 그를 다시 추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상태에서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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