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신수유물전시 통해 일반에 공개 예정
[더팩트ㅣ부산=김신은 기자] 부산시립박물관은 단원 김홍도의 조선시대 산수인물화 '후원한담도(後園閑談圖)'가 부산시 문화재자료 제117호로 지정됐다고 25일 밝혔다.
후원한담도는 가로 52㎝, 세로 113㎝의 종이에 담묵(淡墨)과 담채(淡彩)를 혼용해 두 명의 인물이 잔을 두고 담소를 나누는 장면을 그린 산수인물화다.
태호석(太湖石)과 종려나무, 대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후원에 차양을 드리운 공간에서 두 명의 인물이 마주 앉아 잔을 두고 담소를 나누고 있다. 두 인물 주변에서 시중을 드는 세 명의 인물의 모습이 묘사돼 있다.
차양 아래 평상에는 심의(신분이 높은 선비들이 입던 옷)에 사방관(망건 위에 쓰는 네모 반듯한 관)을 쓴 주인으로 보이는 인물이 앉아 있으며, 인물 뒤로는 서책과 필통이 놓여있다.
맞은 편에 앉아 있는 벗으로 보이는 인물은 복두(위가 평평한 관모) 형태의 관을 쓰고 심의를 입고 있다. 그의 왼편에는 쌍상투에 공수 자세의 동자가 서 있다. 오른쪽에는 더벅머리의 동자가 병을 나르고 있고, 초막 안에는 국자로 독에서 물 또는 술을 뜨고 있는 청년이 보인다.
화면 아래 암반으로부터 대각선 구도로 대담하게 배치한 노송(老松), 차양 뒤편에 위치한 큰 태호석, 대나무 등에서 군자의 절개 및 문인의 기품과 고상함이 드러난다.
화면에는 화제(畫題)와 낙관(落款)이 확인되지 않는다. 산수괴석의 배치와 묘사법, 인물 표현 등을 살펴볼 때 김홍도 화풍과 유사점이 다수 발견된다고 시립박물관 측은 설명했다.
대나무, 괴석, 야자수의 조합은 김홍도 작품에 자주 등장하며 먹선의 강약을 살린 난엽묘(옷 무늬를 표현하는 방법)의 옷주름, 눈매의 묘사, 해학적인 표정의 묘사 등은 김홍도 인물화의 정형을 따르고 있다.
정은우 부산시립박물관장은 "후원한담도는 조선 후기 문인들의 아취와 풍류를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김홍도 화풍과 관련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그 가치가 높다"며 "문화재자료 지정을 계기로 향후 체계적인 보존, 관리 및 연구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후원한담도는 연구와 보존관리를 거친 후 내년 신수유물전시를 통해 시민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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