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엄마 찾으면서 도망간 양평여경 사실은…'엄마'도 '도망'도 없었다

23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유튜브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양평 흉기 난동 사건 범인을 검거하는 영상이 게시됐다. /유튜브 영상 캡처

인터넷 커뮤니티발 오보 쏟아져…'여경 혐오' 부채질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경기도 양평에서 일어난 중국인 흉기 난동 사건의 현장에서 여경이 부실 대응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현장에 있던 여경이 '엄마'라는 소리를 지르며 도망갔다는 언론 보도는 인터넷 커뮤니티발 오보로 기초적인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는 결과였다.

23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유튜브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양평 흉기 난동 사건 범인을 검거하는 영상이 게시됐다.

해당 영상에는 지난 2일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리는 중국인 노동자를 경찰이 현장에서 검거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 영상의 제목은 '엄마 찾으면서 도망가는 여경'이다.

수많은 언론들은 영상 제목과 비슷한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작성했고 이를 본 누리꾼들은 분노했다.

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흉기난동 사건 당시 여경이 현장을 이탈한 사건과 맞물려 '여경무용론'까지 제기됐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여경이 '엄마'를 찾으면서 도망갔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당시 출동한 경찰관 10명(남경 6명·여경 4명)에게 모두 확인하고 영상을 다시 봐도 '엄마'라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을 벗어난 경찰관은 아무도 없었다"며 "범인을 제압하는 과정을 일부만 악의적으로 편집했고, 이를 무분별하게 언론이 보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많은 언론사들은 '여경이 엄마를 찾으며 도망갔다'는 취지로 보도해 '여경혐오'와 갈등을 부채질한 뒤 경찰이 정정을 요구하자 대부분 기사를 수정한 상태다.

경찰이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검거 영상에도 '엄마'라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다만 영상에 나오는 일반 시민들의 비명 소리를 엄마라는 소리로 착각했을 수 있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여경은 지금까지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직접 찾아와 취재했거나 전화라도 한 번만 했다면 이런 오보 사태는 없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16일 시민의 피해 없이 범인을 검거한 공로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 3명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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