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수능에도 사라지지 않는 수험생들 '긴장감'…지인들 "화이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두 번째 2022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8일 오전 부산진구 초읍동 부산진고등학교 앞에서 부모님들은 가뜩이나 긴장을 많이 하고 있는 수험생인 아들에게 차분한 격려를 보냈다. /부산=조탁만 기자.

코로나 19 여파 속 두번째 수능…부모님과 선생님들 격려 속 입실하는 수험생들

[더팩트ㅣ부산=조탁만·김신은 기자, 경남=강보금 기자]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두 번째 2022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다.

코로나 19 여파 장기화로 그간 후배들의 응원 열기로 떠들썩했던 시험장 풍경은 사라졌으나, 수험생들의 긴장이 역력한 표정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18일 오전 6시 30분 부산진구 초읍동 부산진고등학교 앞. 이른 아침부터 수험생들은 한 손에 수험표를 쥔 채 발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부모님과 선생님들은 가뜩이나 긴장을 많이 하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차분한 격려를 보냈다.

수험생 김성수(19)군은 "어머니와 함께 왔다. 혼자 시험장에 가려했는데 어머니의 격려 속에 시험을 치를 수 있어 긴장이 조금 풀렸다"고 말했다.

재수생 김모(20)씨는 "지난 9월 모의고사가 어려웠다"면서 "올해도 2019년 불수능처럼 어려울 것 같다"며 긴장감을 드러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매년 벌어지던 단체 응원은 사라졌고, 그 빈자리엔 응원 현수막들이 대신 채워져 있다.

보호자의 배웅마저 금지되면서 다소 한산한 모습이다. 그래서 인지 고사장 입구에서 핫팩과 함께 초콜릿, 소시지 등 간식 꾸러미를 챙겨 학생들에게 나눠주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유독 눈길을 끈다.

부산동성고 정지원 선생님은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오전 6시 반부터 고사장 입구에 나섰다"며 "3년 동안 고등학교 생활의 결실을 잘 맺길 바란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던졌다.

1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의 한 부흥고등학교에서 열린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기 위해 수험생이 시험실 배치표를 확인하고 있다. /부산=김신은 기자

같은 날 오전 7시 부산 해운대구의 한 부흥고등학교 앞.

시험장 입실 전 모든 수험생이 체온 측정과 증상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만큼 지각 위험에 대비한 수험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쌀쌀한 날씨에 감기라도 걸릴까 수험생들은 저마다 두꺼운 외투를 갖춰 입고 마스크를 쓴 채 교문 안으로 향했다.

수험생 황모 씨는 "노력한 만큼 결과가 좋았으면 좋겠다"며 "며칠 전만 해도 엄청 떨렸는데 오늘은 왠지 차분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친구 이모 씨는 "코로나 탓에 그동안 외부 활동을 거의 못했다"며 "수능이 끝나면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을 갈 예정"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학부모 조모(여) 씨는 "안전하게 수능을 무사히 치렀으면 좋겠다"며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다른 학부모 박모 씨는 "올해는 수시 합격이 돼 있는 상태라 큰 부담은 없을 것"면서도 "긴장하지 말고 공부한 만큼만 실력발휘하고 왔으면 한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두 번째 2022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8일 경상남도교육청 93(김해)지구 제2시험장인 김해가야고등학교 앞 한 수험생이 시험장에 입실하기 전 스스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경남=강보금.

경남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18일 오전 7시 경남 김해시에 마련된 경상남도교육청 93(김해)지구 제2시험장인 가야고등학교 앞은 한결 가벼운 차림새로 수험장에 들어가는 수험생들의 무거운 발걸음이 눈에 띄었다.

30여분이 지나자 수험생들의 본격적인 '입실 행렬'이 시작됐다.

수험생들은 지난해와 같이 시험장 진입 전 체온 측정과 손소독을 한 뒤 거리두기를 지키며 코로나19 방역지침에 익숙한 모습으로 시험장에 들어갔다.

또 교문을 지나 수험장 앞에 마련된 수험장 안내문을 꼼꼼히 살피기도 하고 다소 긴장된 어깨를 살짝 털어 보이며 배웅하는 가족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기도 했다.

다만, 예년과 같이 후배들의 단체 응원과 수험생들을 위한 주전부리를 나누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어 안타까운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수험생 가족들은 수험장으로 들어가는 수험생의 뒷모습에 눈을 떼지 못하며 고개를 돌려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보였다.

이밖에 "긴장하지 말고, 점심 잘 챙겨 먹어", "화이팅, 자신감을 가져"라며 수험생의 뒤에서 응원하는 말을 소리쳐 주기도 했다.

이날 수험장 앞은 '드라이브 스루'식 배웅을 하기 위해 모여든 학부모 차량을 통제하기 위해 경찰 인력의 노력도 엿보였다.

교문 앞에선 수험생을 자녀로 둔 부모님의 응원 행렬이 이어졌다. 수험생 자녀 이민형(분성고 3)군을 배웅하던 학부모 장이화(49)씨는 "3년동안 참 고생이 많았다. 올해 입시제도가 많이 바뀌어 힘들었는데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를 맺길 바란다"고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올해는 수학이 통합되면서 문과 학생들의 걱정이 많기도 하고, 정시 비중이 높아져 지방 학생들이 수도권 학생보다 더 힘들어질 것 같다. 이러한 문제를 공교육이 어떻게 커버해 줄 수 있을지 우려하는 학부모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고사장 앞에서 학생들에게 일일이 주먹 인사를 나누던 한상엽 김해분성고등학교 교사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 교사는 "아이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 준비한 것 이상으로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 지방에서는 좋은 대학을 가기 힘들 수도 있는데 수능 최저를 잘 맞춰서 모두 바라는 곳에 합격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교육청은 지난 15일부터 도교육청 강당에 종합상황실을 설치해 운영해 왔다. 7개 시험지구 교육지원청도 지구별 상황실을 운영한다.

올해 경남에선 일반시험장 105곳, 자가격리자를 위한 별도시험장 10곳, 병원시험장 1곳이 운영되며, 3만127명의 수험생이 응시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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