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경남본부, "노태우 장례위원 참여한 박종훈 교육감 사과하라"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3일 경남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태우 국가장 장례위원으로 참여한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을 규탄했다./민주노총 경남본부 제공

민노총 경남본부 "노태우 국가장 결정한 정부, 기가 찰 일"

[더팩트ㅣ창원=강보금 기자] "박종훈 교육감은 반역의 역사가 아니라 노동자, 민중의 발걸음을 가르쳐야 할 교육공동체 본연의 역할과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길 바란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노태우 국가장 장례위원'에 이름을 올린 것과 관련해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3일 경남교육청 앞에서 규탄대회를 가졌다.

이날 규탄 대회에는 이순일 경남참교육동지회장, 조형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진창근 금속노조 경남지부 부지부장, 노창섭 정의당 경남도당 위원장 등 진보진영 교육계와 정당, 사회단체 등이 참여했다.

먼저 이들은 고(故) 노태우씨에 대해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가로막은 군사 쿠데타의 주역이요 광주학살의 주범, 87년 터져 나오는 민중들의 함성으로 쟁취한 직선제의 성과를 가로챈 정권 탈취범, 재임 기간 수천억의 비자금을 만들고 공안탄압으로 노동자, 민중의 저항을 피로 물들인 학살자"라고 칭했다.

그러면서 "그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더는 사죄를 요구할 수도 받을 수도 없는 상실감에 빠져 있을 모든 분들에게 먼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그는 사후의 세계가 있다면 그곳에 가서라도 이생에서 다 청산하지 못한 죗값을 단단히 치러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들은 정부의 국가장 결정에 대해 "기가 찰 일"이라고 개탄했다.

이들은 "전직 대통령으로도 불리지 못하는 범죄자에게 '과는 있으나 공도 있다'는 정치적인 수사로 개인에게 이승을 떠나는 마지막 예우를 보장했다. 이 결정의 배후는 한마디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에 대한 정치적 배려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노태우 장례위원으로 참여한 박 교육감에 대해 "아직 영면하지 못한 열사들의 희생이 있었고, 지금도 고통받는 피해자가 생존해 있는 상황에서 국가장 결정에 반대는커녕 장례위원으로 참가한 경상남도의 교육 수장은 자신의 행보를 돌아보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박 교육감은 헌정을 유린했던 노동자·민중 탄압의 범죄자 노태우 씨 장례위원이라는 딱지를 반납하고 열사와 희생자들, 교육 현장의 노동자와 학생들에게 사과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이날 노태우씨에 대한 국가장을 결정하고 참가한 문재인 정부와 경남 교육감에 대한 비판과 규탄뿐 아니라 아직 남아있는 역사파괴 범죄자들에 대한 준엄한 역사의 심판대가 세워질 날까지 함께할 것을 도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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