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85억원 상당 '라벨갈이' 납품...처벌은 솜방망이
[더팩트ㅣ인천=김재경 기자] 최근 5년간 조달청 계약을 통해 공공기관에 납품된 '라벨갈이' 물품 가격이 8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1일 국민의힘 인천시당 위원장인 배준영 국회의원(인천 중구강화옹진)이 조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라벨갈이' 적발 집계 자료에 따르면 육군, 경찰청을 비롯해 전국 지자체에 의류·보행매트·볼라드 등 각종 물품이 국산으로 둔갑해 조달청 계약을 통해 납품됐다. 적발된 라벨갈이 물품은 최근 5년간 12건으로, 금액은 약 85억원에 달한다.
조달청은 라벨갈이 물품을 납품한 업체에 대해 3~12개월 가량 입찰참가 자격을 제한하거나 단순 경고 조치하는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약 41억원 상당의 라벨갈이 제품을 납품하고도 고작 6개월 거래정지에 그치거나 1억원 상당의 라벨갈이 제품을 납품한 회사가 별도의 행정처분을 받지 않은 사례도 있다.
또 지난 2019년도에는 조달청의 허술한 검열 시스템을 이용, 보행메트 등 22억 원 상당의 총 6개 '라벨갈이' 물품을 납품했다 적발되기도 했으며, 올해에도 1억원이 넘는 LED실내조명등을 '라벨갈이'해 납품했다가 발각됐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비롯해 최대 2년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부당이득 환수조치 등을 취할 수 있다.
이 같은 법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달청은 라벨갈이 물품 회수에 대해 별도의 규정이 없어 최근 5년간 라벨갈이 물품이 납품됐다가 적발 사례 중 회수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배준영 의원은 "라벨 갈이 물품이 군부대와 전국 공공기관까지 납품되고 있지만, 처벌이 솜방망이에 그치고 있다"며 "우리 통관 시스템부터 납품 단계까지 전면 재점검하는 등 처벌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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