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주민들의 삶과 어우러진 정겹고 따뜻한 이야기 담담하게 풀어내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고향 마을인 전라남도 외딴 섬 진도 조도(새섬)에 공방을 꾸리고 섬 작가 생활을 하고 있는 대한민국 캘리그래피 명장 석산 진성영 작가가 '섬 이야기 2'를 출간했다.
웬만한 전업 문학 작가 못지않게 글 솜씨가 출중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진 작가의 통산 13번째 출간이다.
2016년 캘리그래피 실전서 '캘리그라피를 말하다' 처녀 출간 이후 무려 13권의 책을 출간하는 집념을 보이고 있는 대한민국 캘리그래피 명장 제2호 석산 진성영 작가는 글씨를 쓰는 작가에 머물지 않고 꾸준히 집필활동을 병행해 왔다.
2018년 에세이집 '섬 이야기 1'은 작가가 조도 귀향 후 홀어머니께서 뇌경색으로 쓰러지기 전 90일간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에세이집이라면, 이번 신간 '섬 이야기 2'는 어머니 사후 홀로서기에 나서면서 생활 폐품 및 해양쓰레기를 재활용한 빈티지 작품화의 숨은 뒷이야기들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살아 생전 어머니와의 절절한 사연이 담겨있는 항아리 작품, 바닷가에 쌓여가는 폐목을 활용한 서각 작품, 부표, 어구 글씨, 여염집에 방치되고 깨진 생활 속 옹기 글씨,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등산로에 사용했던 폐 나무, 1960~1970년 후반까지 사용하다 폐기된 근대사 유물인 유리 부표에 얽힌 역사 이야기, 유기산 빈 통에 아름다운 섬 독도의 꿈과 희망을 실은 독도 글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들에 관련된 속 얘기들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진 작가는 "인근 해변을 거닐다가 바람과 파도에 밀려 온 폐목, 부표, 어구, 부유물들이 산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보면서 섬의 특성을 살린 빈티지 작품화를 고민하다 환경보호운동에도 적극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폐목을 활용한 섬 주민들 가정에 사랑의 서각 명패 달아주기 운동, 주민들이 오래도록 사용해 닳고 낡아 보이지 않는 선명(船名) 써주는 이색적인 재능기부 이야기 등 고향의 삶을 보듬고 사랑하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정겹게 드러나 있다.
올해로 섬 생활 4년째를 맞은 진 작가는 갤러리가 있는 섬마을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현재 진 작가의 자택을 비롯, 평생 어머니께서 일궜던 밭에 글밭을 꾸려 오고가는 마을주민들과 관광·체험객들에게 오감을 자극하는 힐링 장소를 제공하겠다는 꿈에 들떠있다.
한편 신간 '섬 이야기 2'는 온라인 서점을 통해서만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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