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정신적 충격" 2차 가해 고통 호소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고의 충돌 및 불법 도청 의혹에 휩싸인 국내 쇼트트랙 간판 심석희(24·서울시청) 선수가 조재범 전 코치 성폭행 사건 판결문이 유출로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더팩트> 단독 보도([단독] '조재범 성폭행 사건' 판결문, 인터넷 커뮤니티 '반칙 공유'…심석희 측 "대책 숙의") 이후 무분별한 언론 보도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심 선수의 법률대리인인 조은 변호사는 지난 15일 더팩트에 입장문을 보냈다.
조 변호사는 "최근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 측 변호인이 피의자 입장에서 작성한 의견서를 기초로 피해자(심 선수)에 대한 언론 보도가 이뤄지고 있다"며 "그 자체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24조 등을 위반한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판결문이 외부로 유출돼 피해자가 알리고 싶지 않았던 성폭력 행위의 구체적인 양상이 모두 공개되고 있다"며 "이러한 일방적이고 편향된 보도로 인해 피해자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직 20대 초반에 불과한 성폭력 피해 여성이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며 "여러가지 법적 조치를 취할 수도 있겠으나, 피해자에게 또 다른 고통을 주게 될까 우려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쏟아지는 언론사의 질문에 정상적으로 응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며 "피해자가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신중한 보도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심 선수는 최근 여자 국가대표팀 코치 A씨와 나눈 문자 메시지 내용이 공개되면서 여러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해당 메시지에 심 선수가 중국 선수를 응원하고 동료인 최민정 선수와의 고의 충돌을 암시하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용은 심 선수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조재범 전 코치 측이 유출한 것으로 보인다.
엠엘비(MLB)파크를 비롯한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최근 심 선수 성폭행 사건 1심 판결문이 게시돼 논란이 일었다. 해당 판결문에는 심 선수와 조재범 코치 간 카카오톡 및 텔레그램 메시지도 적시돼 있다.
1심 재판 당시 조재범은 성관계가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취지로 항변했고, 법원 측은 두 사람이 나눈 메시지를 근거로 유죄 판결을 내렸다. 수원지법은 지난 1월 조 전 코치에게 징역 10년 6월을, 항소심인 수원고법은 지난달 형량을 높여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심 선수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어떤 카톡(문자 메시지)을 썼더라도 그것이 심 선수가 받은 폭력 피해를 약화시키거나 희석시킬 수 없고 당연히 조 전 코치의 폭력 가해를 정당화할 수도 없다"며 "무차별한 2차 가해를 중단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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