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관련 국정원 민간인 사찰 지시'…박형준, "억지 기소"

검찰이 6일 박형준 부산시장을 선거법 위한 혐의로 기소했다. /부산시 제공

민주당 "사퇴해야"…박 시장 내년 지선 재선 가도 '타격'

[더팩트ㅣ부산=조탁만·김신은 기자] 6일 검찰이 박형준 부산시장을 '4대강 관련 국정원 민간인 사찰 지시' 혐의로 재판에 넘기자 지역 정가가 떠들썩하다.

이날 박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소 내용을 보면 제가 직접 불법 사찰을 지시했다는 사실은 없다"며 "오로지 국정원의 4대강 정보 보고 문건의 생성 과정에서 당시 제가 알았을 것이라는 추정이 있을 뿐이다"고 선을 그었다.

또 "지시하거나 관여한 적이 없기 때문에 제 기억에 없고, 청와대의 그 누구도 저에게 직접 지시를 받았거나 보고했다는 내용이 없다"면서 "사실 관계도 틀렸고 법리도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억지 기소를 보고 두려움보다는 용기가 더 솟는다. 부산의 미래만 바라보고 당당하게 가겠다"고 적었다.

부산지검 공공외사수사부는 5일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박 시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공소시효인 6개월이 만료되는 7일을 이틀 앞둔 막바지까지 박 시장의 기소 여부를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이 2009년 청와대 홍보기획관으로 근무할 당시 국가정보원의 4대강 관련 사찰 문건 작성에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 4·7 보궐선거 당시 당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박 시장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한 바 있으나, 국회 정보위원장인 김경협 민주당 의원이 국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4대강 사찰 감찰 결과 보고서'에서 박 시장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지시한 정황이 나타났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 7월 박 시장을 허위사실 공표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밖에 국회 조형물·지인 레스토랑 특혜, 자녀 홍익대 입시청탁, 엘시티 가족거래·분양 특혜, 기장군 땅·건물 신고누락·투기 등 여권과 시민단체 등이 제기한 나머지 의혹에 대해선 기소하지 않고 무혐의 처분했다.

이번 기소가 나오자 마자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논평을 내고 "박 시장은 사법적 판결 이전에 시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박 시장은 재판에 계류 중인 상황에서 정당 공천경쟁을 벌여야 하는 만큼 이번 기소로 재선 가도에 적잖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hcmedia@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