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다 동거인 목졸라 살해한 50대, 살인죄에서 벗어난 사연은?

술을 마시다 무시를 받았다는 생각에 동거인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은 50대가 상해치사를 적용 받아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창원=강보금 기자

재판부 "A씨 폭력전과 다수, 피해자 유족의 용서 못 받아 엄벌"

[더팩트ㅣ창원=강보금 기자] 동거인과 함께 술을 마시다 무시를 받았다는 생각에 동거인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살인죄로 재판을 받게 된 50대가 상해치사를 적용 받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4부(장유진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8)씨에 대해 직권으로 상해치사를 적용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15일 새벽 2시 50분쯤 경남 함안군에 위치한 자택에서 피해자 B(58)씨와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A씨와 B씨는 술을 마시다 말다툼을 벌였고, 언성이 높아지면서 상호간 욕설이 오가는 상황까지 치닫았다.

B씨의 말에 무시를 받았다는 생각이 든 A씨는 격분해 피해자의 멱살을 잡고 정신을 잃게 만들었다. 정신을 잃고 자가호흡이 불가능하게 된 B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숨지고 말았다.

이에 검찰측은 A씨가 B씨의 멱살을 잡고 목을 졸라 살해했다며 살인죄로 A씨를 기소했다.

하지만 A씨 변호인측은 살해하려는 고의가 없었고, B씨가 사망에 이르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연명의료 중단결정 등의 이유가 크다며, A씨의 행위와 B씨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살인의 고의는 인정되지 않지만 피고인이 피해자의 옷깃을 돌려 잡을 당시 적어도 상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인다"며 "다만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또한 피고인은 폭력범죄로 약 20차례 이상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있고, 수회의 실형 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동종의 범죄를 저질러 그 죄책이 무겁다. 아울러 피해자의 유족으로부터 용서를 받지도 못하였는바,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한편 A씨와 B씨는 지난 2006년쯤 경남 함안군 일대에서 일용직 노동일을 하면서 만난 사이다. 친하게 지내오던 중 지난 3월 1일부터 B씨의 집에 들어가 함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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