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중심 경남,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의 핵심은 대안 모델 개발"

경남도와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등이 ‘경남의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정의로운 전환 워크샵을 도청 대회의실에서 진행했다고 16일 밝혔다./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제공

경남 지역 최초 2050 탄소중립 실현 논의의 장 마련돼

[더팩트ㅣ창원=강보금 기자] 경남은 전국에서 석탄발전의 용량이 두 번째로 높고 자동차, 기계설비 제조, 조선 산업 등 제조업 중심 탄소집약적 산업으로 성장해 온 탓에 에너지 전환에 따른 산업 영향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다.

이에 경남도 탄소중립추진위원회와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기후솔루션, 에너지전환포럼이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

경남도와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등은 도청 대회의실에서 '경남의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정의로운 전환' 워크샵을 진행했다고 16일 밝혔다.

경남에서 2050 탄소중립 실현을 논의하는 자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워크샵에서 이정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은 '정의로운 전환의 핵심 원칙과 기준, 현황과 과제' 발표를 통해 정의로운 전환의 7대 원칙을 제시했다. 이 위원은 "기존 산업의 구조조정의 경험을 비추어 볼 때, 정부가 피해 손실 위주의 금전적 보상 관점에서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정의로운 전환은 달성하기 어렵다"며 "대안 모델을 개발하는 관점으로 전환 정책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종석 경남연구위원은 '경남의 에너지-산업 체제 전환과 그린뉴딜' 발표를 통해 "경남은 여전히 조선, 방위산업, 항공우주, 자동차, 기계 등 제조업 비중이 매우 높으며, 에너지 전환에 따른 지역 경제 영향이 매우 크다"며 "경남의 제조업 역량을 적극 활용해서 수송 산업의 전환, 풍력발전의 공급 사슬, 해양플랜트와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 등의 영역으로 적극 진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선제적으로 에너지 전환정책을 실현해 온 유럽의 사례도 소개됐다.

플로리안 워텍(Florian Woitek) 유럽연합 에너지위원회 정책 담당자는 "유럽연합이 적극적으로 에너지전환을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약 100만개의 일자리가 신규로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나, 화석연료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 일부 2십만개의 일자리 감소가 예상되어 정의로운 전환 메커니즘을 실행 중"이라고 말하며 "2027년까지 총 1,500억 유로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여 정의로운 전환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티몬 벤헤어트(Timon Wenhert) 부퍼탈연구소 베를린사무소장은 현재 진행 중인 전 석탄광산 지역 루르(Ruhr) 지역의 에너지전환 프로그램의 다양한 성과를 참여자들에게 공유했다.

티몬 베네르트 소장은 "독일의 정의로운 전환은 단지 몇 년 사이에 진행된 것이 아니라 60년에 걸쳐서 단계적으로 진행되었다"며 "전환 과정에서 탑다운 방식의 정책은 지역에서의 잠재력을 훼손할 수 있으므로, 지역의 이해관계자가 모두 참여하는 바텀업(Bottom up) 방식과 더불어 혁신을 담보할 수 있는 R&D 기능의 확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문성환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정책기획부장, 제용순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 옥은숙 경남도의회 의원 등 경남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도 적극 참여해 '현 정부의 인식 개선과 노동자 교육', '공공성 강화를 전제로 한 에너지 전환과 전담 기구 설립의 필요성',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근로조건 개선 및 신규 일자리 창출' 등에 입을 모았다.

이번 워크샵을 주최한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의 정진영 국장은 "이번 워크샵을 통해 경남에서 최초로 정의로운 전환 논의를 시작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올해 탄소중립 추진 로드맵 과정에서 조례 제정, 기금 설치, 노조와 시민사회, 지역 공동체와의 거버넌스 구축 등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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