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개장 예정 가든마켓 내 경매시스템 구축사업 출발부터 '혈세 낭비' 구설수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전남 순천시가 '정원수 온라인 스마트 경매시스템 구축' 사업을 발주하면서 온갖 편법과 꼼수를 동원해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4일 순천시 정원 관련 부서에 따르면 오는 10월 가든마켓 개장을 앞두고 정원수를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경매할 수 있는 실시간 온라인경매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2억9170만원의 예산을 편성해서 '물품입찰'을 지난 8일 시행했다. 이번 입찰은 최근 10년내 단일실적 금액 2억원 이상 업체로 자격을 제한하는 제한경쟁 총액입찰로 이뤄졌다.
순천시의 입찰공고는 입찰등록과 투찰마감 기간을 9월 6일부터 8일 12시까지 단지 이틀반이라는 극히 짧은 기간을 부여해서 입찰 참가 자체를 극히 어렵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 8일 개찰 결과 두 개 회사가 입찰 등록했으나 대구 소재 ㈜엔스**은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탓에 경남 합천군 소재 ‘축산***㈜’만이 단독 응찰함에 따라 유찰됐다.
축산***㈜는 지난해 9월 창업해서 아무런 실적이 없는 회사이면서도 지난해 말 합천축협의 '한우경매시장 스마트경매시스템' 구축 입찰에 참여해서 2억7000만원(투찰률 90.25%)에 사업권을 따낸 회사이다. 당시 입찰에서 ㈜엔스**도 참여해서 99.61%의 높은 투찰로 탈락하는 등의 여러 정황상 두 회사가 특수관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순천시가 유찰되면 곧바로 재입찰 공고를 내는 통상의 관례를 벗어나 1주일여가 지나도록 재입찰 공고를 하지 않고 뭉그적거리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원래 두 번 유찰되면 수의계약이 가능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한시적으로 한 번의 유찰로도 수의계약이 가능한 허점을 이용해 수의계약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라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순천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축산***㈜의 경매시스템을 특수한 성능을 가진 것으로 자의적 해석을 하면서 축산***㈜와 '물품공급‧기술지원 협약서'를 맺었다. 협약금액은 경매시스템 구축비 2억9170만원의 일부인 1억120만원을 축산***㈜에 지급키로 했다.
특히 신생회사인 축산***㈜가 특허나 신기술을 가진 것도 아니고 온라인경매 시스템을 운용중인 회사들은 기본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인 점을 감안하면 이는 편법으로 수의계약을 맺은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협약금액 1억120만원 산출 근거도 모호해서 퍼주기 협약금액이라는 비판을 듣고 있다.
순천시는 물품입찰공고에서 '입찰참가업체는 사전에 원제조사인 축산***㈜에 기술지원확약서를 발급 여부를 협의해서 입찰하라'고 제시하고 있어 사실상 축산***㈜에 '갑'의 지위를 부여하는 특이한 입찰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입찰하려는 업체가 축산***㈜에 기술지원을 문의할 경우 이런저런 이유로 난색을 표하면 입찰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을 받는다.
실제로 지난 8일 입찰에서도 '물품공급‧기술지원 협약' 당사자인 축산***㈜이 입찰에 등록하고 단독 응찰함에 따라 유찰되는 해프닝을 빚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단 한 건의 실적만을 가진 신생회사인 축산***㈜에 심판 지위를 부여하면서도 선수로도 뛰게 하는 모순된 방식이라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또 "순천시 관련 부서인 정원산업과와 회계과의 누군가 또는 그 윗선의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하지 않고서는 이뤄질 수 없는 유착관계가 만든 해괴망측한 입찰방식"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같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한데 대해 순천시 회계과 담당자는 "사업부서에서 축산***㈜의 기술이 특수하다고 거듭 주장한데다 기술지원 협약서 방식을 설명하는 등의 분위기 속에서 관련 지식과 경험이 많지않아 조금은 매끄럽지 못하게 보인 것 같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순천시 정원산업과 한 관계자는 "스마트 경매시스템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나라장터를 검색하다 온‧오프라인 스마트 경매시스템의 존재를 알고 됐고 관련 법의 허용사항을 검토해서 입찰을 시행한 것이다"고 밝히고 있다.
온라인경매 업계 관계자들은 "특수하다고 보기 힘든 온라인 경매시스템 구축사업 입찰에 축산***㈜을 '기술지원 협약' 당사자로 입찰 중간에 끼워넣고 제한경쟁, 총액입찰을 시행하는 특이한 방식을 채택하면서 의혹을 낳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순천시가 최적의 경매시스템을 갖추려고 했다면 ‘온‧오프라인 실시간 경매입찰 조건’을 과업지시서에 넣어서 '협상에 의한 제안서 입찰'을 했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또 "통상 온라인 경매시스템 구축에 2억원 안팎의 금액이 투입되고 있는데 반해 순천시의 이번 입찰에서는 곳곳에 특이한 입찰방식을 채용함에 따라 3억여원이라는 많은 예산으로 책정, 시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구조"라고 말하고 "가든마켓이 출발부터 이런 의혹에 휩싸인다면 누구를 위한 가든마켓이 될 것인지 의문이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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