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아내가 불륜 중"...제자 부인 살해한 60대 남성, 범행 직후 제자와 통화

3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A(69) 씨가 13일 전주교도소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뉴시스

"억울하다" 유서 남기고 전주교도소서 극단 선택…'공소권 없음' 사건 종결 전망

[더팩트ㅣ윤용민 기자·완주=이경민 기자] 3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60대 남성이 교도소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가운데 이 남성은 범행 직후 피해 여성 남편에게 "네 아내가 (다른 남성과)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고 말해 수사의 혼선을 주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온갖 추측이 난무하던 이 사건은 피의자가 숨지면서 이대로 종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4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오전 1시께 살인 등 혐의로 전주교도소에 구속 수감된 A(69) 씨가 숨져 있는 것을 교도관이 발견했다. A 씨는 숨지기 직전 '내 말을 믿어주지 않아 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가족들에게 남겼다. 마지막 순간까지 완강하게 혐의를 부인한 것이다.

A 씨는 지난달 15일 오후 8시에서 10시 사이 전남 무안군 한 무인모텔에서 B(39·여) 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해남군 영암호 상류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였다. A 씨는 B 씨의 행방을 수소문하던 남편이 전화를 걸자 "B 씨가 (자신에게) '다른 남자가 생겼다'며 불륜 사실을 털어놓았다고 얘기했다"며 혼선을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까지 파악된 이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전북 완주에 사는 B 씨는 지난 7월 29일 남편에게 "광주와 전남 지역에 괜찮은 부동산이 있다"며 현금 2억2000만원을 건네받고 집을 나섰다.

그는 현금을 가지고 나간 당일 남편의 스승인 A 씨를 만났고, 이후 약 보름 간 남편과도 연락을 주고 받았다. A 씨와 B 씨 두 사람의 정확한 관계는 여전히 미스터리지만, 서로 연락을 주고 받을 정도로 친밀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B 씨는 지난달 15일 돌연 헤어지자는 내용의 편지 3통을 남편에게 보내고 연락이 끊겼다. B 씨의 행방을 수소문하던 남편은 A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A 씨가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했다. B 씨가 자신에게 "다른 남자가 생겼다"며 불륜 사실을 털어놓았다는 것.

1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2시 5분께 전남 해남군 영암호 상류에서 실종된 B(39·여)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전북경찰청 제공

이후 실종 신고를 접수한 전북 완주경찰서는 같은 달 24일 B 씨를 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A 씨를 전남 담양에서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사건 당일 두 사람의 동선이 완벽하게 겹치는 데다 B 씨 휴대전화 신호가 이 동선 내에서 끊긴 점에 주목했다. 범행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숙박업소 폐쇄회로(CC)TV엔 두 사람이 함께 객실로 들어가는 모습 등이 담겼다.

A 씨는 시신이 발견된 뒤에도 "사람을 죽인 적이 없고, 유기한 적도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은 사라진 현금 2억2000만원과 남편에게 결별을 통보한 B 씨의 편지를 근거로 치정과 금전적 갈등이 얽힌 살인사건으로 결론내렸다.

남편은 A 씨의 말대로 B 씨가 실제 외도를 했다고 확신하고 있다. 남편은 경찰에서 "여러 가지 정황상 아내에게 다른 남자가 생긴 건 확실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하지만 결국 A 씨가 숨지면서 이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조만간 종결될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가출 기간 중) B 씨의 계좌에서 또 다른 남자의 계좌로 소액이 이체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사건과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다른 가능성(치정 혹은 외도)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했지만 범죄 혐의점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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