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서 60시간 사투벌인 청주 신생아…"건강 나아졌다"

지난달 30일쯤 충북 청주 가경동행정복지센터로 기저귀‧물티슈와 함께 도착한 편지. / 청주시 제공

충북대병원 측 "영양분 입으로 섭취"…기부금 1억3000만원 기저귀 등 전국서 답지

[더팩트 | 청주=전유진 기자] 지난달 23일 충북 청주에서 쓰레기통에 버려져 60시간 넘게 사투를 벌인 아기는 현재 충북대병원에서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충북대병원 관계자는 4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현재 (아기는)영양분을 입을 통해 섭취할 정도로 (건강이)회복한 상태다. 염증 수치도 많이 낮아졌다"며 "피부 이식 수술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해진 양의 항생제 투여는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기의 완쾌 여부는 후속 수술과 치료 경과를 지켜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는 "아직 수술을 몇 번 더 진행할 지도 모르고 위탁할 곳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병원 이송 당시 생명이 위독했던 상황에 비교하면 일단 큰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김준수(6)군이 신생아를 위해 써달라고 보내온 물티슈 한 상자에 아이가 직접 쓴 격려의 메시지가 적혀있다. / 충북대 병원 제공

이런 가운데 신생아의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진 뒤 후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쯤 충북 청주 가경동행정복지센터로 기저귀‧물티슈와 함께 한 편지가 도착했다.

서울에서 간호사를 한다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뉴스에서 아기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기저귀와 물티슈를 보낸다"며 "아가야, 남은 치료 씩씩하게 잘 받고 건강한 아이로 성장하길 늘 응원할 게"라는 글을 남겼다.

그는 "신생아 집중치료실(NICU) 실습 때,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태어나자마자 이런 아픔을 겪는 것을 보고 속상했는데 청주 아가의 소식을 듣고 정말 마음이 아팠다"며 "이렇게 아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을 열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전국 맘 카페 등에서 아이의 회복을 기원하며 보낸 기저귀와 분유 등 기부 물품. / 청주시 제공

경기도에 거주하는 김준수(6)군도 아기의 안타까운 사정을 듣고 어머니를 졸라 청주에 사는 할아버지를 통해 물티슈를 전달했다.

전달한 박스에는 '아기야 건강하개 지내(아기야 건강하게 지내). 6살 김준수가'라는 맞춤법도 틀린 글이 적혀 있었다.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 훈훈하게 했다는 청주 가경동행정복지센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밖에도 전국 맘 카페 등에서 아이의 회복을 기원하며 기저귀와 분유 등을 전해왔다.

맘 카페를 중심으로 모금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달 25일 개설한 후원계좌에는 1주일여 만에 1억3000만원이 넘는 성금이 모아졌다.

모금을 시작한 지난달 25일에는 3700만원이 모였고 이튿날인 26일 최고 하루 모금액(3900만원)을 달성했다. 모금은 다음달 31일까지 진행된다.

자신이 갓 낳은 아기를 충북 청주시 흥덕구 한 음식물 쓰레기통에 유기한 혐의로 붙잡힌 A씨가 지난달 23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청주지방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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