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 오송은 KTX오송역, 국가바이오산업단지, 충청권 광역철도와 오창 방사광가속기센터, 충청권 메가시티 등 미래성장동력의 핵심지역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공공행정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부합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더팩트>는 오송 바이오폴리스지구의 다가구주택, 주차 등 정주여건에 대해 2회에 걸쳐 짚어봤다. <편집자 주>

서로 붙은 주차구역은 자리만 차지, 시민 외면... 입주민 늘수록 주차지옥

[더팩트 | 청주=유재성 기자] 충북 청주시 오송 바이오폴리스지구(오송 2산단)에 다가구주택 건축 공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불법주차 차량들로 도로가 몸살을 앓고 있다. 불법주차 문제가 더 이상 증폭되지 않도록 관리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오송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오송 2산단에 다가구주택이 엄청나게 많이 지어지고 있는데 반해 주차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공사가 진행 중인 한 건축물을 가리키며 "이 곳은 누가 보더라도 주차장으로 사용할 수 없는 곳"이라며 "차 한 대가 간신히 통과할 정도의 폭이고 경사도 심하다"라고 지적했다.

또 "상가와 붙어 있는 벽은 판넬로 세운 가벽이라서 손쉽게 철거가 가능하다"며 "건축물 사용 승인 후에 상가로 용도 변경해 사용할 것이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2019년 7월 건축물 사용승인을 받은 한 다가구주택은 3개월 뒤인 10월에 주차장을 상가로 용도 변경해 임차인을 모집하고 있다.

이 주택의 상가 내부에는 주차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구획했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줄어든 주차공간은 상가로 사용하는 대신 외부에 연속적으로 주차구획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주차장법 시행규칙 제3조(주차장의 주차구획)는 '연속된 둘 이상의 주차단위구획의 총 너비 또는 길이는 주차단위 구획의 너비 또는 길이에 주차단위구획의 개수를 곱한 것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송 2산단 다가구주택의 주차구획은 대부분 서로 연속해서 붙어있다.

이들 주차장은 주차장법에서 규정하는 조건은 충족하지만 차량을 주차하지 않는 주차구획이 발생한다. 각각의 주차단위구획이 독립적으로 차량 출입을 보장하지 못한 허점을 갖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시민들은 주차구획이 서로 붙어 있는 경우에 차량을 교차해서 주차하거나, 뒤쪽에 차량이 주차돼 있으면 앞쪽을 비워두고 도로변에 주차를 하고 있었다.

주택가 주변 도로 주차문제는 이미 도시개발이 끝나 정주을 갖춘 오송 바이오메디컬지구(오송 1산단)에서 만연한 문제다.

도시개발이 진행 중인 오송 2산단에서도 똑같이 나타나 심각성을 더한다.

오송 2산단은 대중교통이 미비해 대부분의 시민들은 개인 차량을 이용해야 한다. 이 때문에 다가구주택 입주민이 늘어날수록 주차문제는 증폭될 수밖에 없다.

주차지옥으로 확산되기 전에 해법을 찾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다.

시민들은 주차자리가 비어 있더라도 필요할 때 차를 사용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도로변에 주차를 하고 있었다.

다가구주택에 거주하는 40대 A씨는 "(주차구획에는)이중주차를 할 수밖에 없다"며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거나 출근할 때 앞쪽 차량에 연락이 안 되면 차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도로변에 주차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가구주택 허가를 담당하는 충북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주차대수 5대 이하의 주차구획은 세로로 2대까지 접하여 배치할 수 있다"며 "워낙 주차구획이 좁다 보니까 2대까지 허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주차 관련해서 접수된 민원은 없다"며 "(주차관련) 기존의 구획이 아니라 (불법주차 단속을 위해)강화된 규정을 (적용)한다는 것은 법에서 정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오송이 지역구인 충북도 연철흠 의원은 "(주차문제는)개선하면 편하지 않나, 어려운 게 아닌데, 그냥 간과하고 가는 게 안타깝다"며 "주차문제는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다보면 불법이 아닌 법 테두리내에서 해결할 방법이 있다"고 피력했다.

thefactcc@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