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남편 스승에 살해된 30대 여성…실종 직전 "우리 헤어지자" 남편에 편지

2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오후 2시 5분께 전남 해남군 영암호 상류에서 여성 시신 1구가 발견됐다. /전북경찰청 제공

1일 전남 해안서 전북 완주 실종 여자 추정 시신 발견...유력 용의자 남편 스승은 범행 부인

[더팩트ㅣ윤용민 기자·완주=이경민 기자] 전남 영암호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이 실종 직전 남편에게 결별을 통보하는 편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유력 용의자인 60대 남성은 완강하게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은 여러 정황을 토대로 치정과 금전적 갈등이 얽힌 살인사건으로 추정하고 있다.

2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오후 2시 5분께 전남 해남군 영암호 상류에서 여성 시신 1구가 발견됐다. 경찰은 이 시신을 실종된 A(39) 씨로 보고 있으나 부패 상태가 심해 확실한 신원확인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북 완주에 사는 A 씨는 지난 7월 중순 현금 3000만 원을 들고 광주에 땅을 보러 가겠다며 집을 나섰다고 한다. 그러다 A 씨는 지난달 15일 돌연 헤어지자는 내용의 편지를 남편에게 보내고 연락이 끊겼다.

실종 신고를 접수한 전북 완주경찰서는 같은 달 24일 A 씨를 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B(69) 씨를 긴급체포하고 그의 입을 여는 데 주력해왔다. 경찰에 따르면 B 씨는 8월 15일 오후 8시에서 9시 사이 전남 무안군 한 무인모텔에서 A 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전남 해남군 영암호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모텔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B 씨가 사람 크기의 짐을 끌고나가는 장면을 확보하고 A 씨 시신까지 발견했지만, B 씨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경찰에서 "사람을 죽인 적 없다. 유기하지도 않았다"는 말만 반복하며 사실상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

물론 경찰은 B 씨를 범인으로 확신한다. 범행 당일 A 씨와 B 씨의 동선이 완벽하게 겹치는 데다 A 씨 휴대전화 신호도 이 동선 내에서 끊겼기 때문이다.

B 씨는 A 씨 남편의 학창 시절 스승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확히 파악되진 않지만 서로 연락을 주고 받을 정도로 친밀했던 것으로 보인다.

A 씨 휴대전화가 사라진 점과 B 씨 휴대전화 기록이 모두 삭제된 점도 B 씨가 범인일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다만 B 씨가 왜 A 씨를 살해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경찰은 사라진 현금 3000만 원과 남편에게 결별을 통보한 A 씨의 편지를 근거로 치정 혹은 금전 문제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체에 대한 유전자 감식과 (A 씨 남편이 받은) 편지에 적힌 필적을 조회하는 중"이라며 "두 사람의 관계나 금전 문제가 있었는지도 들여다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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