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동 철거참사 몸통 문흥식 도피 장기화, 시민사회 “경찰 안잡나? 못잡나?”

학동 철거참사 몸통으로 지목된 문흥식씨의 해외 도피행각이 길어지며 경찰수사를 지켜보는 시민사회의 불신의 눈초리가 깊어지고 있다./더팩트 DB

경찰, 인터폴에 ‘적색수배령’ 내리고 선임 변호사 통해 귀국 종용…행방 여전히 ‘묘연’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17명의 사상자를 낸 학동 재개발 철거공사 참사 관련 경찰 수사의 중심인물로 지목된 문흥식씨의 해외도피 행각이 길어지면서 경찰수사를 지켜보는 시민사회의 눈총이 따갑다.

경찰도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미 인터폴에 적색수배령을 내린 상태이고 광주경찰청에 선임계를 제출한 문흥식의 법률대리인인 A변호사를 통해 귀국을 종용하고 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경 귀국설이 잠깐 나돌기는 했다. 광주에 있는 문 씨 지인들이 전한 바에 따르면 "귀국을 위해 미국에서 항공권 예약까지를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며 "대선 후보 등 여권의 고위 인사들이 참사 유족들을 만나며 재개발 비리에 대한 여론이 거듭 악화되면서 귀국을 포기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경찰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문 씨의 도피 행각이 수사 개시 후 두 달을 넘길 정도로 길어지자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눈길은 곱지가 않다.

문 씨가 현재 법적 회장 직을 맡고 있는 5‧18구속부상자회 관계자는 "변호사 선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도피중인 문 씨의 지시를 받는 광주 지인들의 움직임이 있다. 문 씨와 누군가가 부단히 소통을 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경찰이 이들을 대상으로 문 씨의 소재 파악을 위해 과연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이러한 의혹은 경찰이 일찌감치 주요 인물로 수사 선상에 오른 문 씨의 신병을 신속하게 확보하지 못하고 도피를 방관했다는 의혹에 다시 기름을 붓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신분을 밝힐 수 없는 경찰 내부 관계자가 문 씨 도피 직후 "문 씨가 도피 전 경찰 고위급 간부와 몇 차례 전화 통화를 한 소문이 나돌았다"며 "도피 후 이 간부는 윗선에 이를 보고했으나 도피를 도운 것은 아니다는 사실이 밝혀져 쟁점화 되진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한 점에 다시 눈길이 쏠리고 있다.

문 씨의 해외도피에 시민사회의 시선이 집중되면서 문 씨의 신병이 확보되지 않고서는 학동 철거참사 수사는 경찰이 어떤 결과를 내놓든 현재로선 미완성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경찰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5‧18구속부상자회 관계자는 "광주에서 변호사까지 선임한 문 씨의 도피가 더 이상 길어지면 경찰 수사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불신의 눈초리는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시민들은 경찰을 향해 안잡는 것인지? 못잡는 것인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씨는 학동 철거건물 붕괴참사에 직접 책임이 있는 업체들과의 공범 혐의, 수억 원의 금품을 받고 공사를 알선한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후 미국으로 도피, 경찰 수사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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