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동 재개발 사업, 불법하도급‧공사비 부풀리기...'백 수십억' 흘러간 곳은?

지난 달 29일 정의당 광주시당이 개최한 재개발사업 비리 제보자 간담회./광주=박호재 기자

유족들, '숨은 몸통' 못 찾는 경찰수사 미흡 지적…돈 흐름에 수사 초점 맞춰야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정의당 광주시당은 지난 7월 29일 학동 재개발 비리 제보자 간담회에 이어 8월 17일 희생자 유가족 간담회를 잇달아 개최하고 철저한 경찰 수사를 거듭 촉구했다.

이 두 차례의 간담회에서는 학동 4구역 재개발 조합장을 비롯한 조합 관계자들의 비리 의혹, 사업 인‧허가에 관련된 정관계 연루 의혹 등에 관한 경찰 수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경찰 수사가 두달 넘게 이어지며 22명 입건에 6명이 구속되고, 또한 세 차례 수사결과 발표가 있었지만 여전히 몸통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의구심을 제기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13일에 방영된 KBS 탐사보도 '시사직배송' 보도에 따르면 불법 하도급이나 사업비 부풀리기로 증발한 백 수십 여 억원의 돈이 흘러간 행방이 여전히 묘연해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철거공사 불법 하도급으로 중간에 잘려나간 38억원, 석면 철거공사 사업비 부풀리기로 업계 평균 공사비에 비해 과도하게 책정된 치액 20억원, 정비기반 시설공사 관련 1년 만에 두 배로 공사비가 늘어난 차액 5억원 등 총 100억원 이상의 사업비가 증발했다.

또한 전력시설‧통신 시설 등 지장물 철거공사를 수주한 업체가 한전이나 통신사 발주로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신들이 시공한 것처럼 위장해 부풀린 사업비까지를 포함시킨다면 베일에 싸인 사업비는 더 큰 규모로 예측된다.

정의당 광주시당 관계자는 "의혹에 휩싸인 이 돈들이 흘러간 곳에 경찰 수사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부패의 냄새가 진동하는 이 돈들의 흐름을 경찰 수사가 밝혀내지 못하면 시민사회의 의혹을 씻어낼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학동 재개발건물 붕괴참사 관련 입건자는 총 23명으로, 이 중 6명(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 한솔 현장소장, 다원이앤씨 현장소장, 백솔건설 대표, 감리자, 재개발 업체 선정 브로커)이 구속됐다.

경찰은 원인·책임자 규명 수사가 일단락됨에 따라 공사 수주 관련 금품수수, 입찰담합 등 재개발조합 비위 관련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증거 수집과 참고인 진술 등을 토대로 지역 정치인·공무원 유착 여부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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