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례안에 보은 거주자와 출향인사로 한정..."시대 요구에 뒤떨어지는 일, 철회해야"
[더팩트 | 보은=전유진 기자] 충북 보은군이 '오장환 문학상' 응모 요건을 군 거주자로 한정하자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군은 지난달 22일 군청 홈페이지 등에 '보은군 오장환 문학상 운영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오는 11일까지 기관‧단체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조례안은 문학상 제정 목적, 부문별 시상 내용, 운영·심사위원회 설치·운영, 비용 지원 근거 등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응모 요건을 보은군 내 거주자(1년 이상)와 출향 인사로 한정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자신을 출향인이라고 밝힌 A씨는 군청 자유게시판에 '오장환 시인을 보은에 가두려는가'란 글을 올려 "오장환 시인과 동향이라는 것을 자랑하곤 했던 사람으로서 참담하다"며 입을 뗐다.
이어 "문학상 수상 대상자를 군민과 출향 인사로 한정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라며 "훌륭한 시인을 배출했다는 자부심을 짓밟는 조례안은 철회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을 안에서 문학상을 돌려가며 주고받는다면 이미 상으로서 의미도 없는 것이자 그저 돈을 쓰는 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A씨는 "오장환은 대한민국이 기억하고 기려야 마땅한 시인"이라며 "그런 인물을 좁은 고을에 가둬 초라하게 만드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B씨도 "오장환 시인의 문학성과 가치는 보은을 빛내기도 하지만 한국 문학사를 빛내고 함께 공유해야 한다"며 "군민에만 한정지어 문학상을 제정하는 것은 시대 요구에 뒤떨어지는 일이다. 조례안 개정을 거둬주길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군 관계자는 "비판 사항을 알고 있다"며 "입장을 정리해 빠른 시일 내 밝히겠다"고 말했다.
오장환 시인은 보은군 회인면 출생으로 1930~1940년대 '낭만', '시인부락', '자오선' 등의 동인으로 활동하며 '성벽', '헌사', '병든 서울' 등의 시집을 냈다.
오장환 문학상은 2008년 제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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