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구=이성덕 기자] 대구시 중구청은 '현제명 나무' 안내판 변경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세월아 네월아'하고 있다. 올해 1월 21일 광복회 대구경북연합지부는 대구시 중구청에 '현제명 나무 명칭 변경' 관련 공문을 보냈다.
'현제명 나무' 논란은 2013년도에도 한바탕 시끄러웠다. 당시 중구청은 '한국 근대 음악에서 현제명과 홍난파를 빼놓고 얘기 할 수 없다'는 취지로 건립을 진행했다.
2일 광복회 대구경북연합지부는 <더팩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친일 음악가 현제명은 일제 말기 일본식 성명 강요에 동참하고 일제를 찬양하는 노래를 만든 사람"이라며 "200년 된 이팝나무에 '현제명 나무'로 명명하는 것은 정서상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초에 공문을 보낸 뒤로 계속해서 중구청에 확인을 했지만 정확한 계획과 일정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구 출신 음악가 현제명은 일제 후기에 '친일 행적'이 도드라졌다. 그는 일제 후기 조선총독부 산하 문예 단체에 가입해 일본의 대동아제국 건설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창씨개명도 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올바른 역사 가치관을 전달을 위한 향후 일정과 관련 "안내판 자체를 바꾸는 점은 예산이 부족해 고려하지 못한다"며 "시트지를 붙이는 방향으로 시안을 받아보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올해 안에 시안 결정과 붙이는 작업이 끝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제일교회와 협의도 해야하는 부분이 있기에 장담은 못한다"며 "하지만 '현제명 나무'에 대해 논란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기에 이번엔 그 이름을 빼버리고 보호수에 관한 내용만 담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되고 있는 '현제명 나무' 근처엔 1919년 3·1운동 당시 수천명의 학생과 시민이 '대한 독립 만세'를 외쳤던 운동길과 역사관이 있다. 그들의 정신을 훼손하는 것은 아닐지 우려가 된다. 또 약 10년 가까이 '현제명 나무'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구청은 진심으로 올바른 역사를 전달하고자 하는지 의문만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