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 노근리 쌍굴다리 확장 갈등, 권익위 조정으로 일단락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 현장인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쌍굴다리. / 영동군 제공

대체 철도입체교차로 설치하기로…군, 철도공단 연내 분담비율 협의

[더팩트 | 영동=장동열 기자] 충북 영동의 노근리 쌍굴다리 대체 도로 개설을 둘러싼 갈등이 5개월여만에 국민권익위원회 조정으로 합의됐다.

국민권익위는 28일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평화공원에서 쌍굴다리 문화재 보존 등 입체교차로 설치 집단민원과 관련한 현장 조정 회의를 열었다.

노근리 주민 1403명은 지난 2월 도로 폭이 좁아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다며 인근 우회도로 확장을 요구하는 내용의 민원을 권익위에 제출했다.

민원인들은 쌍굴다리의 경우 근대 등록문화재 59호로 등록돼 확장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쌍굴다리를 연결하는 군도 2차선 확장 공사는 이 문제로 중단됐다.

이후 군은 국비로 이 다리 인근에 입체교차로 설치를 요청했지만 국가철도공단이 난색을 표하면서 표류해왔다. 해당 예산은 80억원이다.

철도공단이 포함된 것은 쌍굴다리 위로 경부선 철도가 지나기 때문이다.

이후 민원을 신청 받은 권익위는 주민과 영동군, 철도공단, 충북도, 문화재청 측의 입장을 조율해왔다.

그 결과 대체 철도입체 교차로를 설치하고, 해당 사업비는 군과 철도공단이 연내 협의해 결정하는 것으로 양측은 합의했다. 또 영동군은 군도 5호선과 25호선 연결 도로 개설을, 문화재청은 매년 쌍굴다리 보존 관련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쌍굴다리 보수·보강 시 국가철도공단과 유족 대표가 협의한다는 내용도 조정안에 담겼다.

이 자리에서 이정희 권익위 부위원장은 "이번 회의는 관계기관들의 협조로 쌍굴다리 보존 및 개발과 철도시설로서의 안전 문제까지 한꺼번에 풀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지역 어린이들이 노근리 학살 현장을 견학하고 있다. / 노근리평화재단 제공

노근리 쌍굴다리는 한국전쟁 중에 발생한 가장 대표적인 민간인 희생 사건의 현장이다.

이 민간인 학살사건은 한국전쟁 초기인 1950년 7월 25일 북한군 공격에 밀려 후퇴하던 미군에 의해 발생했다.

당시 500∼600명의 피란민이 철로 위를 걸어 갈 때 미군기가 공중폭격을 가해 수많은 사람이 희생당했다.

살아남은 사람들이 쌍굴 안으로 도망쳐 들어가자 미 제1기병사단 7기갑연대 부대원들은 이들을 가두어 놓고 3박 4일 동안 총질을 해댔다.

이런 사실은 사건 발생 50년 만인 1999년 AP통신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특별법이 제정돼 226명(사망자 150명, 행방불명 13명, 후유장애 63명)이 희생자로, 2240명이 유족으로 인정됐다.

노근리에는 현재 평화공원이 조성돼 ‘평화와 인권의 성지’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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