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건립에 앞서 교육당국과 사전 협의 없고 설계회사 공모 심사시 '안전 위협' 의견도 무시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순천시 해룡면 신대리에 건립 예정인 신대도서관 출입구가 좌야초등학교 진출입로와 겹치게 설계돼 초등학생과 유치원생들의 안전에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더구나 순천시는 신대도서관 건립에 앞서 순천교육청 또는 초등학교 관계자들과 사전 협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고 설계회사 공모시에 일부 설계심사위원이 좌야초 진출입로에 대한 이의제기도 있었음에도 순천시는 이를 무시한 채 나홀로 행정을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순천시는 좌야초등학교에 인접한 해룡면 신대리 2040 1만8910m2 부지에 180억을 들여 지하1층, 지상2층 규모로 신대도서관을 지을 계획이다.
문제는 좌야초등학교 출입 통학길이 왕복 4차선 큰길에서 60m 가량 안쪽으로 왕복 2차로 도로가 뻗어있는 일명 스쿨존을 형성하고 있고 좌야초등학교 정문에서 20m 가량 떨어진 지점에 신대도서관 정문이 위치하고 있다.
좌야초등학생과 유치원생들의 전용 통학로인 스쿨존에 도서관을 출입하는 차량들이 드나들게 돼 있어 자칫 학생들의 안전에 적신호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상반기에 실시된 신대도서관 설계공모에 참여한 4개 설계업체 중에는 좌야초 스쿨존을 피해서 4차선 큰 길에서 곧바로 신대도서관으로 들어가는 출입로를 제시한 설계작품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2일 진행된 신대도서관 설계 공모에서 설계작품 심사위원 9명 중에 순천시 공무원 2명이 비롯해서 설계사 1명, 대학교수 6명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 시 공무원 중 한 명이 좌야초 출입로와 겹치는 도서관 출입로의 부적절성을 지적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숫적 우위를 점한 대학교수들의 입장이 반영되면서 좌야초등학교 출입로에 도서관 정문이 위치한 작품이 최종 설계회사로 선정되기에 이르렀다.
여기도 또다른 문제는 순천시가 신대도서관 설계 공모를 하면서 사전에 인근 좌야초등학교 또는 순천시교육청과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진행하는 바람에 교육 관계자들은 신대도서관 출입문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몰랐다는 것이다.
순천시가 교육당국과 협의를 하지 않을 것이라면 설계공모에 최소한 ‘학생들의 등하교길의 불편이나 안전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설계공모 과업지시서’에 포함시키는 등의 세심한 행정이 없었다는 점도 이해하기 힘든 요소로 지적된다.
순천시 도서관운영과는 이미 설계 내용이 결정된 한 참 뒤인 지난 4월29일 ‘순천신대도서관 건립사업 학부모 및 주민 설명회’를 개최했다.
좌야초등학교 한 관계자는 "신대도서관이 들어선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출입로가 스쿨존을 관통하는 안을 뒤늦게 알게됐다"면서 "당초에 학생들의 통학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전남도교육청 한 관계자는 "교육환경평가는 건축 연면적이 10만m2 이상 건물이 대상기에 신대도서관은 이에 미치지 못한 규모여서 전후 사정을 알 길이 없었다"고 밝히고 "그렇더라도 순천시가 어린 학생들의 통학안전을 위해 설계 공모 과정에서 세심한 배려를 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순천시 도서관운영과 관계자는 "신대주민과 학부모들의 의견을 나름대로 구하는 노력을 했지만 일각에서 어린이보호구역 관련 우려를 제기하기도 해서 도서관에서 나오는 도로의 경우 3m를 추가로 확보해서 2차선으로 만드는 등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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