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노 소방본부 "감찰이라 쓰고 도둑질하는 소방청을 고발한다"
[더팩트 | 전주=이경민 기자] 소방청이 일선 소방서 감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직권을 남용하거나 소방 장비를 훔쳐 함정 감찰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9시께 소방청 소속 감찰반원 2명은 전북 전주덕진소방서에서 몰래 들어가 펌프차에 보관 중이던 말벌 보호복을 훔쳐 숨겨놓았다.
이후 소방청 감찰반원은 이튿날(21일) 오전 9시 30분께 전주덕진소방서 감찰을 진행하며 말벌 보호복 분실 책임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노동조합 관계자는 "야간에 2인 이상이 현주건조물에 침입, 공용물을 절취한 것은 감찰 행위였다해도 공문에 적시한 감찰 내용에 위배될뿐더러 함정 감찰이란 치졸함을 넘어서는 명백한 범죄행위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야간근무교대 장비점검 시 확인된 장비를 훔쳐놓으면 출동 시 장비가 없어 대원이 사고를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해 본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지난 19일에는 소방청 감찰반들이 감찰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소방청 감찰반들이 이날 전북의 한 소방서 인근에 차량을 주차하고 차 안에서 해당 소방서를 감시하자, 이를 수상하게 여긴 이 소방서 직원 A씨가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었다.
이를 목격한 감찰반은 A씨에게 사진을 삭제시킬 것을 지시했고, 이후 경위서까지 작성시켜 받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조합 관계자는 "(개인 휴대전화)감찰의 대상도 아닌 것을 감찰을 하고 경위서까지 작성시킨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직권남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자회견 후 감찰반 및 지휘권자에 대해 형사고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방청 관계자는 "최근 일선 소방서에서 소방차와 장비 등이 절도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개선시키기 위한 감찰이었다"며 "함정 감찰이 아닌 소방 감찰 규정에 따라 감찰 활동 범위 내에서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감찰 차량을 사진 찍는 행위는 해당 직원이 개인정보를 소홀하게 여긴 것으로 간주하고 사진 삭제를 권유한 것이다. 경위서는 불이익을 주기 위해서 작성시킨 것이 아니고 해당 직원의 장례를 위해서 그랬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22일 오후 3시께 세종시 소방청 앞에서 '야간주거침입절도 소방청 고발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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