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여성회 "포항시 뒤늦은 대처 유감...피해자 공감할 수 있는 문화 만들어야"
[더팩트ㅣ포항=이성덕 기자] 예술단원에게 반말과 불필요한 신체적 접촉 등 성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북 포항시립예술단 상사 A씨가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2단독 권순향 판사는 16일 성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속된 포항시 공무원 A씨에게 징역 2년의 법정구속을 했다.
또한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 아동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 3년을 명령했다.
A씨는 여성 단원 B씨를 근무지인 문화예술회관을 비롯해 식사나 술자리, 노래방 등 옆구리를 껴안는 행동 등 추행을 일삼았다. A씨는 "이성적으로 감정이 통해 신체 접촉을 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추행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일관되게 진술했고 의심할 상황이 보이지 않는다"며 "피고인은 범행이 무거움에도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채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포항여성회는 15일 성명서를 통해 "피해자가 용기를 내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을 때 피고인 변호인은 '행위가 있었던 위치와 시간을 정확히 밝히라'고 강하게 압박했고 '정확한 위치를 설명하지 못함으로 피해자의 증언을 믿을 수 없다'는 등 2차 가해를 자행했다"며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진심어린 반성의 태도나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자신의 가해행위를 축소하기에 급급했고 또한 자신의 잘못을 전혀 인식못하고 있기에 재판부가 엄중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밝혔다.
지난해 8월 민주노총 공공운수사회서비스조합 경북지역지부는 "피해자가 자신이 고통받아 온 사실에 대해 상사인 C씨에게 알렸으나, 오히려 C씨는 '시장님이 경찰 출신인 것은 아느냐. 무서운 사람이다. 예술단 전체에 좋지 않을 것이다'는 등의 말로 설득하고 조용히 넘어가려고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포항여성회는 "이번 사건을 통해 포항시의 안이하게 대처했는 태도에 실망스러웠다"며 "이 사건을 축소·은폐하려고 한 C씨에 대한 공무원 징계를 요구했고, 포항시는 뒤늦게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근절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밝혔다.
또한 "피해자가 일상을 회복하고 정상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포항시는 C씨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내리고 피해자를 공감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에 대한 가벼운 징계로 마무리된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