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 다티스트 차계남 展..."현장서 관객과 소통할 때가 제일 기쁩니다"

대구미술관 전시실에서 차계남 작가는 관람객에서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이성덕 기자

[더팩트ㅣ대구=이성덕 기자] "대구미술관에 제 작품이 전시되는 순간을 그리며, 매일 12시간씩 작품에 몰입했습니다"

대구미술관은 2021년 다티스트 원로부문에 선정된 차계남 작가의 작품 33여점을 2·3전시실에서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그는 <더팩트> 인터뷰 전에 현장을 먼저 찾아 작품을 관람하고 있는 관객들과 직접적으로 호흡하고 있었다.

다티스트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 중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작업을 지속하는 중견작가와 원로작가를 선정해 개인전과 학술행사 및 아카이브 구축을 추진하는 역사를 기록하는 대구미술관의 프로젝트다.

대구미술관에 전시된 차계남 작가의 작품을 살펴보면 입체적인 형태와 검은색이 눈에 띈다.

차계남 작가는 "제 개인적으로 미술에서 중요한 것은 형태와 색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는 함께 존재할 수 없기에 저는 형태, 즉 입체를 선택했고, 알록달록한 색은 제외했다"고 말했다.

차계남, Untitled(2009), 한지에 먹, 244x1708x7cm

그는 3전시실에 있는 작품을 관객들에게 직접 소개했다.

3전시실엔 한 쪽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그림같은 풍광이 우리를 맞이한다. 통유리 앞에 그의 작품이 바닥 아래 누어있다.

그는 "바닥에 누어있는 작품 사이를 걸어다니면서 감상했으면 좋겠다"며 "우리 모두 통유리를 향해 걸어가면서 세상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나 자신을 돌아보며, 유리 넘어 보이는 자연(고통이 없는 세계)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는 관람팁을 전달했다.

그의 작품은 한지에 불교경전을 붓 글씨로 옮겨 쓴 후 일정한 폭으로 잘라 한가닥씩 꼬아 노끈(실)과 같이 말들어 이를 작품의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 수백, 수천 자의 글이 내포된 '실'은 교차와 반복을 통해 글자와 글자들이 우연과 필연의 현상으로 만나고 새로운 글과 모양을 만들어 낸다.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관람객 김(54·여)씨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찢긴 내 마음이 상처로 남아 있는데 이런 상처가 시간이 흘러 또 다른 인연과 만나 치유하고 새로운 마음을 만들어 내는 듯한 마음을 받습니다"며 마음을 전했다.

그는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작업과정을 마치 불교에서 수행하는 과정과 같다"며 "세상과의 아름다운 거리를 두며 그 삶의 무게를 버리려고 합니다. 나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계남 작가는 효성여대(현 대구가톨릭대) 미술과, 일본 교토시립대예술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에서 염색 기법을 연구해 타피스리(tapisserie, 여러 가지 색실로 그림을 짜 넣은 직물)에 관심을 가졌다.

'섬유도 조각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섬유조형물로 1992년 오사카 국제 조각트리엔날레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이후 2000년대에 자신이 좋아했던 입체작품에서 평면 속에서도 시·공간을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시도했다.

전시는 9월 26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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