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학교폭력' 지난해 대비 두배 이상 '급증'

인천 미추홀구의 한 고등학교에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사진/지우현 기자

의료계 "정서적 안정 프로그램 필요하다"

[더팩트ㅣ인천=지우현기자] 올해 경찰에 신고된 인천 지역 학교폭력 신고 건수가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 일각에선 이 같은 원인 중 하나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코로나 블루'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있다.

10일 <더팩트>가 인천경찰청에 요청해 받은 학교폭력 신고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지역 10개 구·군 경찰서에 접수된 학교폭력 신고 건수는 470건이다. 그러나 올해는 1, 2분기에만 433건에 달한다.

월별로 지난해 2월 37건, 3월 21건, 4월 45건, 5월 45건, 6월 46건, 7월 46건, 8월 45건, 9월 38건, 10월 55건, 11월 51건 12월 41건의 학교폭력이 접수됐다. 올해는 1월 22건, 2월 55건, 3월 66건, 4월 103건, 5월 94건, 6월 93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두 배 넘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학교폭력이 확실히 많이 늘었다. 폭력성도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며 "교육 현장에서 생기는 학교폭력도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도 학교폭력 급증에는 공감하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교육계가 조사한 학교폭력 현황에 대한 자료 공개는 민감한 사항이라며 어렵다고 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계가 담당하는 학교폭력은 '학교폭력법'(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결하고 있다.

학교장 권한으로 자체 해결되거나 관할 교육지원청에서 구성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징계를 내리는 등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강력 사건'이 아닌 이상 피해학생과 가해학생간의 원만한 해결을 이끌어 낸다는 것이다.

이 같은 해결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 건수가 지난해보다 올해 부쩍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는 학생들의 등교도 늦었고, 감염우려도 높다보니 심리적으로도 위축돼 학교폭력 건수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한다"면서 "올해는 그동안 억눌러져 있던 학생들의 갈등이 코로나가 고착된 주위 환경에 학교폭력으로 번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태조사에서도 그렇게 나온다"고 했다.

인천지역 의료계는 '코로나 블루'가 최근 급증하기 시작한 학교폭력에 상당 부분 영향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심리상 우울감과 무기력증은 '폭력성'으로 나타날 수 있고 코로나 고착화로 접어든 지금 충분히 학교폭력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원형 인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가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학생들의 우울증도 심해지고 있다. 최근 관련 학계에서도 이 같은 내용의 분석자료를 발표했다"며 "성인과 달리 청소년의 우울증과 무기력증은 얼마든지 폭력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학교폭력 증가 원인에도 충분히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교육계는 방역을 기반으로 한 수업환경에만 치중하고 있다. 물론 지금 상황에선 당연한 것이지만 청소년들의 심리가 예민한 만큼 이런 부분도 보듬어 줄 수 있는 교육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폭력 증가가 코로나19 영향도 있겠지만 가정에서의 대화 부족도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라도 학교폭력 줄이기 위해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보급 확대와 함께 지역 사회는 물론 사법기관이 관심 갖고 예방활동에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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