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글루탐산 뿌린 배추 '폭염·가뭄' 잘 견뎌

일반배추(왼쪽)와 글루탐산을 뿌려서 재배한 배추(오른쪽). 글루탐산을 뿌린 배추가 폭염과 가뭄에 잘 견뎠으며 그 결과 배추크기도 30%이상 크다. /농진청 제공

글루탐산 처리 결과, 수량 18% 늘고 속잎 꼬임 증상 없어

[더팩트 | 전주=한성희 기자] 농촌진흥청이 더위와 가뭄에도 배추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물질을 발굴하고,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했다고 29일 밝혔다.

배추는 20도(℃) 정도의 서늘한 기후를 좋아해 여름철에는 대부분 고랭지 노지에서 재배된다. 이런 이유로 기상 상황에 따라 생산량 차이가 큰 실정이다.

실제로 최근 5년 동안(2016~2020년) 고온과 가뭄, 아주심기 시기 강수량 증가로 배추의 단위 면적당 생산량은 6~22% 줄었다. 특히 2016년에는 생산량이 평년 대비 17% 감소하며 1포기당 가격이 8000원까지 올랐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고랭지 여름 배추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폭염과 가뭄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알맞은 물질을 탐색했다.

연구진은 덥고 건조한 조건(낮 30도, 밤 25도, 토양 수분 20%)을 정밀 구현한 뒤, 고온 피해 경감 후보 물질 중 광합성 속도, 항산화 효소 활성, 자람 상태 등을 고려해 글루탐산, 살리실산 등을 선발했다.

이어 6월 중순 아주심기를 마친 고랭지 배추 농가에서 고온 발생 시점인 7월 중순부터 1주일 간격으로 각각의 물질을 4회에 걸쳐 단독, 또는 섞어 뿌렸다.

그 결과, 글루탐산을 10ppm 농도로 단독 처리한 실험구는 아무 것도 처리하지 않은 대조구보다 수량이 18% 이상 증가하고, 영양생리 장해도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 아무 것도 처리하지 않은 대조구는 영양생리 장해로 잎이 무너지는 붕소 결핍이 20%, 속잎꼬임 증상은 26.7% 발생했다.

글루탐산은 아미노산의 한 종류로 식물 대사활동에 중요한 필수 아미노산의 전구체(전 단계의 물질)이다. 최근 환경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 증진 효과로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글루탐산의 환경 스트레스 경감 효과와 약해가 없음을 확인하고, 강원도 삼척 등 여름 배추 재배 농가에서 이상기상 대응 안정생산을 위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농가에서 글루탐산 이용하려면 고온·건조한 시기 전후, 글루탐산 10ppm(글루탐산 2g/물 200L)을 1주일 간격으로 4회 정도 잎에 직접 뿌려주면 된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배추에 글루탐산을 뿌리는 기술은 활용하기 쉽고 약제 방제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라며 "이상기상 조건에서 안정적으로 채소를 생산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기술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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