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수영비행장' 있던 영화의 전당서 71주년 기념행사
[더팩트ㅣ부산=김신은 기자] "사랑하는 나의 조국이여, 당신을 위해 목숨을 바친 용사들을 기억해 주십시오."
6·25전쟁 당시 임시수도였던 부산에서 6·25전쟁 71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국가보훈처가 6·25기념행사를 주최하기 시작한 1994년 이후 부산에서 기념식이 개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장은 6·25전쟁 당시 유엔군 군용비행장이 있던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으로, 6·25 참전유공자와 유족을 비롯해 정부 주요 인사 등 240여 명이 참석했다.
6·25 전쟁 100회 출격 첫 공군 조종사인 김두만 장군은 이날 "피난민으로 가득 찼던 부산은 어느새 국제적인 도시로 발돋움 했다"며 "최초로 미군 부대가 착륙했던 수영비행장은 이렇게 자랑스러운 문화공간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참전용사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참전용사들을 기억하고, 어떤 전투기보다도 더 높이 찬란한 미래를 향해 비상하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부겸 국무총리는 "6·25전쟁 당시 부산은 임시 청사를 꾸리고 수복을 기약했던 마지막 남은 우리 땅이었다"며 "오늘 그 치열한 역사의 현장에서 참전영웅을 기억하며 또 다른 비상을 준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더 튼튼한 한미동맹의 기반 위에서 국제적으로 더욱 높아진 대한민국의 위상을 통해 우리의 평화를 굳건하게 지켜나갈 것"이라며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위한 길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기억 1129, 새로운 비상'을 주제로 열렸다. 1950년 6월 25일 전쟁 발발부터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까지 1129일을 기억하고, 국난 극복의 힘으로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겼다.
김 총리는 70여 년 만에 전쟁 당시 공적이 확인된 생존 참전용사 1명과 유족 3명에게 무공훈장이 수여했다. 생존 참전용사인 김종호 옹은 김화 동부 734고지에서 적진에 근접해 수류탄으로 적에 막대한 피해를 준 공로로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피난 수도 부산의 기억을 간직한 장소 6곳(임시수도청사, 부산항 1부두, 벡스코, 영도다리, 40계단 등)을 배경으로 각 군의 역동적인 의장대 공연 영상도 상영됐다. 또 후배 장병이 참전 영웅에게 바치는 헌정 공연 '밀리터리 타투(Military Tattoo)'가 진행됐다.
행사는 참석자 전원이 함께 '6·25의 노래'를 제창하며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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