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청라의료복합타운 컨소시엄 '복병' 만나

인천 청라의료복합타운 공모 대상 부지 /인천경제청 제공

KT&G "부동산 사업 분야에서 재무적 투자 목적으로 참여한 것"

대한금연학회 "KT&G 참여는 담배규제기본협약에 위배"

[더팩트ㅣ인천=지우현기자] 청라의료복합타운 공모에 참여한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선정 1개월여 앞두고 '복병'을 만났다.

선진 의료도시 구축 계획에 서울아산병원과 손을 맞잡은 KT&G의 참여가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을 위배된다는 의견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보건 분야 최초이자 최대의 국제협약인 FCTC는 담배로 인한 폐해에 대해 국제사회가 공동 대처하기 위해 2003년 열린 세계보건총회(WHA)에서 만장일치로 작성된 조약으로 국제법상 지위를 갖고 있다.

23일 대한금연학회에 따르면 담배 제조 회사인 KT&G는 공공보건사업 취지로 조성 예정인 청라의료복합타운의 사업자로는 맞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FCTC 참여 국가 중 하나로 금연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만큼 KT&G의 의료 사업 참여는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대한금연학회 백유진 회장은 "FCTC 기준서 5조3항을 보면 국가 의료사업에 담배회사의 이익 등은 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청라의료복합단지는 공공의료 발전을 위한 병원·의료 사업을 포괄한 것이다. 당연히 KT&G의 참여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팩트>가 확보한 '담배의 규제에 관한 세계보건기구 기본협약(FCTC)' 제5조 3항을 보면 '당사국은, 담배규제에 관한 공중보건 정책을 수립·시행함에 있어 국내법에 따라 담배업계의 상업적 및 그 밖의 기존 이익으로부터 이러한 정책을 보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FCTC 5.3조 이행지침 제 21조를 보면 '담배산업은 그 이익이 공중 보건의 목표와 직접적으로 상춘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공중보건 정책을 설정하고나 실행하는 것과 관련된 파트너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의료계 일각에선 서울아산병원이 선진국형 의료시스템 구축을 위한 청라의료복합타운 조성에 굳이 KT&G와 손을 맞잡은데 대해 이례적인 반응이다.

의료시스템이 완벽한 '빅5' 병원이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KT&G를 컨소시엄에 합류시켰다는데 많은 의문이 남는다는 지적이다.

이철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서울대병원 교수들도 KT&G로부터 의료 연구비를 받으려다 사회적 비난으로 포기한 적이 있다"며 "그 만큼 국가의료사업에 담배회사를 합류시키는 건 부담되는 일인데 서울아산병원은 그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경실련 김송원 사무처장은 "국제법상 담배회사가 상업적 사업 참여에 관여하지 못하게 하는 기준이 있다면 우리도 국제 기준에 따라야 한다"며 "담배 회사에 대한 도덕적 잣대가 세계적으로 심한 만큼 영리(상업) 행위에 대해서는 또 다른 규제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T&G는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 참여에 대해 "KT&G는 담배 사업만 하는 것이 아닌 홍삼, 화장품, 제약, 부동산 등 다양한 사업 분야가 있다. 해당 컨소시엄은 부동산 사업 분야에서 재무적 투자 목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라며 "더 이상의 해석에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금 정도의 선에서만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더팩트>는 서울아산병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한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인천경제청)은 다음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평가위원 선정작업에 들어갔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경륜은 물론 중량감 있는 분으로 평가위원을 선정할 계획"이라며 "평가위원으로 누가 참여할지 모르겠지만, 평가위원 선정은 행정청의 재량권이다. 제안서를 공정하고 냉철하게 평가할 수 있는 위원 선정작업을 이달 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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