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복합의료타운, 지역 병원 입주가 시너지 낼 수 있다

자료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인천경제청 "이달 중 평가위원 구성해 엄격하고 철저하게 진행할 것"

[더팩트ㅣ인천=지우현기자] 인천 청라복합의료타운 조성에 굵직한 대형병원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다음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청라주민들의 특정병원 몰아주기 여론이 일고 있지만 일각에선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병원 브랜드에만 치중한 결정은 조심해야 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13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마감한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자 공모에 △인하대국제병원컨소시엄(인하대병원) △서울아산병원·케이티앤지·하나은행컨소시엄(서울아산병원) △메리츠화재컨소시엄(차병원) △한국투자증권컨소시엄(순천향부천병원) △한성재단컨소시엄(세명기독병원) 등 5개 대형병원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응모했다.

청라의료복합타운은 서구 청라국제도시 26만1635㎡ 규모의 부지에 500병상 이상되는 종합병원과 의료바이오 관련 산·학·연, 업무·상업시설 등이 조성되는 사업이다. 인천이 최첨단 의료복합도시로서의 기능을 갖추는데 상당한 시너지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5개 병원 컨소시엄의 사업제안서를 평가해 7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후 올해 안에 사업협약을 쳬결하겠다는 계획이다.

평가는 사업자(400점), 개발계획(600점) 등을 합쳐 1000점 만점으로 하며, 외국인투자유치(30점)에 대한 가산점은 별도로 부여한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심사는 이달 중 평가위원을 구성해 공모지침서에 따라 엄격하고 철저하게 진행, 오는 7월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탈락한 곳에서 이의제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저희 인천경제청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정을 두고 인천경제청이 어떤 곳을 맘에 두고 있다느니 하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이 지역에 떠돌고 있다. 언론매체도 여기에 힘을 더하긴 마찬가지"라면서 "저희가 했던 말들이 멘트에 그대로 반영된 언론매체가 단 한 곳도 없다. 너무 과열된 부분이라 지금은 말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같은 이유들로 청라주민들 사이에선 서울아산병원을 환영한다는 분위기가 조금씩 형성되고 있다. 수준 높은 의료 실력을 갖고 있는 '빅5 병원'에 포함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 추진을 위해 하나은행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KT&G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공모에 선정되면 중증질환 환자 치료를 위한 '서울아산병원청라'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차병원은 메리츠화재, 현대건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산·학·연·병 시스템을 통해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전생애주기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세명기독병원은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등과 한성재단컨소시엄을 구성해 지역 의료서비스의 강점과 경제자유구역인 청라의 특성을 감안한 연구단지 조성 계획을 내비쳤다.

한국투자증권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순천향부천병원도 오랫동안 이어온 지역의 의료서비스의 강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나 지역 의료계 일각에선 병원 브랜드에 치중한 섣부른 결정은 기대에 못미치는 의료 수준을 보이는 등의 문제가 생겨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타지에 거점을 둔 병원의 경우 청라의료복합타운에는 분원이 생기는 것으로 본원만큼의 의료 질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모든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본원 의료진이 분원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분원에는 새로운 의료 인력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는데 이유를 들었다.

지역의 한 병원장은 "대형 병원에 근무하는 대부분의 의료진이 오랫동안 이름을 알린 본원에 있으려고 하지 분원으로 가는 경우는 드물다"며 "그렇다면 결국 의료진을 고용할 수 밖에 없을거고 결국 본원만큼의 의료 실력을 기대하긴 힘들것이다"고 했다.

인천의 의료생태계가 무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역을 벗어나는 인력채용이 드문만큼 인천 내 기존 의료인력을 대거 끌어갈 가능성이 높아 기존 병원들에서 의료공백이 생겨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지난 2014년 12월 대구지역 국립대병원인 경북대병원에서도 이와 비슷한 경우가 연출됐다. 앞서 지난 2011년 개원한 칠곡경북대병원에 의료인력이 부족해 전공의를 불법 파견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당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경북대병원분회는 기자회견을 갖고 경북대병원이 칠곡경북대병원의 의사 부족을 메우기 위해 전공의를 불법 파견하고, 심지어 분원에 소속된 의사명의를 도용해 진료를 한다는 주장을 했다.

같은 대구권 대학병원에서도 의료공백이 생겨나는 상황에서 타지에 본원을 둔 서울아산병원과 차병원, 순천향부천병원, 세명기독병원 역시 의료 공백이 없을 것이란 확신은 어렵다는 전망이다.

반면, 인하대병원은 지역 거점 병원으로써 청라복합의료타운을 이끌 모든 준비를 갖춰졌다는 평가다. 굴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글로벌 대학인 유타대, 해외 유수 전문분야 의료기관들과 손잡고 청라복합의료타운을 최고 수준의 국제의료단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채비를 했다.

유타대는 스타트업과 혁신, 경제 생산량 관련 각종 지표에서 글로벌 최상위권 대학으로 알려진 세계 명문 대학이다. 바이오 산업 육성 도우미 역할에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되며, 나아가 인하대병원이 인천대, 가천대와 함께 추진하는 디지털바이오메디컬 사업단지 조성에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유타대 의료센터는 Forbes(포브즈 : 미국 격주간 경제지) 등 의료기관 평가에서 상위권에 선정되는 등 미국 전역에서 인정받으며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해외 유수 의료기관까지 힘을 실으면 청라복합의료타운은 그야말로 국내를 비롯한 외국인환자 유치까지 이끄는 허브가 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인하대병원의 의료 수준도 무시할 수 없다. 인하대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실시한 의료질 평가에서 아주대병원과 함께 '빅5 병원'과 동등한 의료 수준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권역응급의료센터 평가에서도 전국 1위를 달성하며 지역 거점병원으로서 위엄을 과시했다.

인하대병원은 이 같은 의료 인프라를 청라의료복합타운에 '올인'하겠다는 계획이다. 타 지역 병원들이 갖고 있는 '분원' 계획과 달리 인하대병원은 의과대학과 협의해 '2대 병원 체재'를 구축할 '청사진'을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전 세계 의료관련 연구소 및 의료기기 개발사 등 300여개 업체와 제휴를 추진 중에 있으며, 기존 청라복합의료타운에 계획됐던 500병상에서 배가 넘는 1100병상을 건립할 계획까지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청라의료복합타운에 의대가 기반이 되는 '연구', '교육', '국제', '첨단'을 키워드로 하는 '국제첨단의료연구 병원'을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시민 A씨는 "인하대병원은 인천의 자존심이다. 인천의 자존심인 인하대병원이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인천은 땅만 제공하는 '뻐꾸기 둥지'가 될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뻐꾸기는 남의 둥지에 알을 낳고, 부화한 뻐꾸기 새끼는 원 둥지에서 새어미가 자신의 새끼인줄 알고 먹이를 물어다 키운다. 이렇게 성장한 새끼는 원둥지 주인을 버리고 새로운 둥지로 날아가버린다. 청라의료복합단지에서도 이런 결과가 생겨나지 않도록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whji7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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