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오거돈 범행 인정·피해자 상황 등 '고려'한 듯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이른바 ‘성추행 오거돈 사건’과 관련, 첫 공판이 열린지 일주일 만에 잡힌 결심공판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8일 부산지법에서 부하직원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한 결심공판이 열린다. 앞서 지난 1일 오 전 시장의 첫 공판이 열린지 일주일 만이다.

일주일 사이를 두고 첫 공판과 결심공판 일정을 함께 잡은 재판부의 행보를 두고 이례적이라는 일각의 시각도 있다.

이같은 배경엔 ‘오 전 시장의 범행 시인’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피고인이 범행 사실을 인정할 경우 첫 공판에서 구형을 내리는 사례도 있다. 법리적으로 크게 다툴 사안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당초 성추행 혐의를 인정한 오 전 시장은 강제추행치상 혐의에 대해선 줄곧 부인해 왔다.

오 전 시장측이 강제추행치상에 대해 부인하는 점 또한 혐의 자체를 부인하는 게 아니라 피해자의 고통 부분에 대해 예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과 변호인 측 간 법리적 다툼의 소지도 예견돼 재판의 장기화도 전망됐다.

그런데 재판부는 신속한 재판 진행을 결정했다. 오 전 시장이 범행 사실을 인정한 점과 심리가 길어질 경우 피해자들의 심리적 고통이 커지는 점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4월 13일 진행된 공판준비기일 당시 검사와 변호인 측 사이 이번 재판 진행과 관련 여러 사안을 두고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앞으로 성추행 횟수 등 여러 가지 증거를 고려해 오 전 시장의 형량을 정한다.

부산지법 관계자는 "비공개 재판이라 정확한 내용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일주일 사이를 두고 연이어 심리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부산성폭력상담소의 한 관계자는 "재판부에서 피해자들의 상황 등을 고려해 신속하게 재판을 진행하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면서도 "재판 결과에 따라 졸속 재판으로 진행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함께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 전 시장은 2018년 11월 부산시청 여직원 A씨를 강제추행하고 같은 해 12월 A씨를 추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또 지난해 4월 시장 집무실에서 여직원 B씨를 추행하고, 이 직원에게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상해를 입힌 혐의(강제추행치상)를 받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지난해 4·15 총선 직후인 4월 23일 부산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부하직원을 성추행한 사실을 고백하고 전격 사퇴를 한 바 있다. 이에 4·7 재보선이 치러졌으며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부산시장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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