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저씨' 원빈 권총 등 제작한 일당 검거... 합판 4장 가볍게 뚫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총포화약류 단속법 위반혐의로 40대 A 씨를 구속 송치하고, 현역 부사관 1명 등 6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부산=조탁만 기자.

미국 총기 사이트서 부품 밀수해 총기 만들어 판매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미국 총기사이트에서 총기부품을 밀수입한 뒤 실제 총기를 제작,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총포화약류 단속법 위반혐의로 40대 A씨를 구속 송치하고, 현역 부사관 1명 등 6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1명은 인터폴에서 수배 중이다.

A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미국에서 67차례에 걸쳐 국내에 몰래 들여온 총기부품을 결합시켜 총기 6정을 제작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인터넷 카페인 서바이벌 밀리터리 동호회에서 만났으며 취미로 총에 관심을 갖고 모의소총을 만들다가 제대로 된 총을 만들어보자고 모의했다.

A씨 등은 미국 총기사이트에서 구매한 총기 부품을 자동차 부품이나 장난감 총 부품이라고 거짓 신고해 국내로 밀반입한 뒤 총기를 제작했다.

이들이 이렇게 사들인 총기 부품으로 각국 경호실 등에서 널리 사용되는 '글록' 권총 4정과 '콜트' 권총 1정, '카빈' 소총 1정 등 총 6정을 만들었다.

글록 권총은 영화 '아저씨'에서 배우 원빈이 사용한 총으로 유명하며, 총기번호가 없어 추적 자체가 어렵고, 강화 플라스틱인 폴리머 재질이라 추적이나 관리 또한 불가능해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선 '고스트 건'으로 불리는 규제 대상으로 분류돼 있다. 2007년 미국 버지니아 공대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에도 사용된 권총이기도 하다.

이들은 또 군부대 인근에서 금속탐지기를 이용해 버려진 실탄을 주운 뒤 이를 모방해 화약과 모형탄으로 공포탄을 만들어 사격연습도 했다. 실제 실탄 제조는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이들이 제작한 총기 3정은 시중에 판매되기도 했다. 구매자들은 총기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으로 "전쟁에 대비하려거나 호신용으로 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현역 부사관도 범행에 가담했다는 제보를 받고 지난 3월쯤 군 경찰과 합동수사를 시작했다. 이후 이들의 주거지와 사무실에 압수수색을 벌여 권총 5정, 소총 1정, 모의 총기 26정, 실탄 등 138점을 압수했다.

경찰이 직접 총기를 사용해 본 결과, 합판 4장을 가볍게 뚫었고 한 줄로 세워둔 맥주캔 4개를 산산조각 낼 만큼 실제 총기와 비슷한 성능을 보였다.

경찰은 관세청에 통관 절차에서 걸러지지 않는 총기부품 목록과 범행 수법 등 공유해 수입통관 절차 개선을 요청했다.

hcmedia@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