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청, 공공을 위한 미술한다더니 암묵적 특혜 의혹?

대구 동구청 전경

구민 A씨 "그림 좋으면 나도 내 집 앞마당에 하고 싶어"

[더팩트ㅣ대구=이성덕 기자] 대구 중구청 공공미술 '먹튀'에 이어 이번엔 동구청에서 '공공미술 특혜'의혹이 일고 있다. 동구청은 공공미술 장소를 최종적으로 이시아폴리스산업단지 내 입주건물 벽으로 결정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장소 후보지는 입주건물 벽면을 포함해 율하체육공원, 아양기찻길, 불로동고분군 등 총 6곳이었다. 하지만 협의과정 등에서 산업단지 내 입주건물으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동구청이 장소를 사유지로 결정짓는 그 순간부터 '공공'의 이름이 사라졌다. 작가팀은 건축주의 '하청업체'가 되어 주인이 마음에 드는 그림을 그려야 하게 된 셈이다.

다른 기초자치단체는 사업을 마무리 했지만 동구청은 벽화 시안이 최근에서야 결정됐다.

늦게 결정된 이유에 대해 동구청 관계자는 "개인건물이다 보니까 그림시안에 건축주 의견도 필요했다"고 말했다.

예산은 취지와 목적에 맞게 사용되어야 한다. 이번 공공미술 예산도 예술인 일자리 제공을 포함해 공공을 위한 장소에 공공의 목적에 맞게 사용이 되어야 한다.

다른 구를 보면 수성구는 데이트 명소 수성못 일대, 달서구는 주민쉼터 공원, 서구는 구민들이 많이 찾아오는 공원 등 한쪽에 편중되지 않고 특헤 의혹도 전혀없는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들을 선정했다.

신모(45)씨는 "만약에 그림이 좋다면 내가 신청해서 내 집 앞에 하고 싶다"며 "국가예산으로 특정 한 사람이 이익을 본다면 이거는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불공정'일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한 전업작가는 "공공미술은 항상 힘들다. 왜냐면 '공공'이라는 이름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구미술관이 아닌 시민들의 삶 속에서 직접적으로 다가가고 소통하려면 열심히 잘 해야한다"면서 "작가들은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작업에 참여했는데 이번 동구청의 행위는 작가팀을 '하청업체'로 만들었고 존중하지 않은 행위었다"고 꼬집었다.

갑자기 진행된 사업이라 좋은 취지임에도 불구하고 '졸속'으로 진행되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많았지만 대구시 구청들의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처음하는 사업이다 보니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각 기초자치단체와 참여 작가팀은 정해진 시간에 좋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는 평가다. 주민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동구청의 결정은 '특혜 의혹'까지 불러일으키며 찜찜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동구청에서 진행하고 있는 공공미술은 오는 6월 말쯤 완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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