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는 결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5월 7일 저녁 작은 도서관 오월의 숲(광주 동구)에서 재한 미얀마 두 여성 활동가 샤샤(왼쪽)와 마웅 초청 강연회가 열렸다. 두 사람은 자유를 맛본 20대 중반의 청년들이 민주화투쟁을 주도하는 미얀마는 이제 결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광주=박호재 기자

재한 미얀마 활동가 샤샤·마웅 초청 강연…5‧18 아픔 딛고 이뤄낸 문재인 정부 미얀마에 좀 더 관심 가졌으면

[더팩트 ㅣ 광주=박호재 기자] 지난 5월 7일 저녁 7시, 광주 동구에 있는 작은 도서관 ‘5월의 숲’에서 재한 미얀마 활동가 초청 토크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초청된 이는 마웅과 샤샤, 2명의 여성들이었다. 두 사람은 한국에 온지 5년이 됐으며, 광주 유학 생활 2년째를 맞고 있다. 마웅은 미얀마 야메틴 출신이고, 샤샤는 양군 출신이다. 두 사람은 광주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4명의 대학생 중 2명이다.

토크가 진행되기 전 상영된 미얀마 군부 쿠데타 한 달의 기록 다큐 동영상을 본 두 사람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쉽게 말을 떼지 못했다.

두 사람은 다소 소강상태에 놓인 미얀마 현지 상황을 ‘숨 고르기 상태’라 설명하며 미얀마 민주화 투쟁은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원 많고 잘 살던 미얀마는 군부독재가 시작되며 그들의 가족만 잘 살고, 나머지 국민들은 돈이 없어 학교도 갈 수 없는 비참한 생활을 했다. 아웅산 수치가 집권하며 초등학교 의무교육이 펼쳐졌고 민주주의가 가져다 주는 자유를 맛보았다. 지금 미얀마 투쟁의 중심세력들은 1990년 이후에 태어난 20대 중반의 청년들이다. 이들은 미얀마가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것을 생각조차 할 수 없다. 미얀마는 결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재한 미얀마 이주 노동자들이 주축을 이룬 광주 미얀마네트워크 회원들은 매주말 광주 유스퀘어 광장(서구 광천동)에서 미얀마 민주화투쟁 지원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더팩트 DB

두 사람은 미얀마 민주화투쟁이 안겨준 또 하나의 희망을 얘기했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카렌족 출신이고 또 한 사람은 미얀마 다수민족인 버마족 출신이다. 버마족의 종교는 대부분 불교이지만, 카렌족은 30%가 기독교도이다. 또 미얀마에서 두 번째로 많은 소수 민족인 카렌족은 미얀마 중앙정부와 갈등을 빚으며 이 때문에 주류 민족인 버마족과도 반목해 왔다.

마웅은 "카렌족은 그동안 버마족이 다수의 요직을 독점하고 있는 군사정부와 오래도록 대립해왔기 때문에 최근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서로 연대의 감정을 느끼며 통합의 길로 나아가는 희망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두 사람은 문재인 정부가 미얀마 민주화 투쟁 지원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광주의 5·18 이라는 쿠데타 세력에 의해 자행된 학살의 기억을 갖고 있으며, 그러한 정치적 기억을 토대로 오늘의 민주 정부를 이룩했기 때문에 미얀마 사태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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