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발포거부 고 안병하 치안감 아들, 미얀마 군경에 호소문 발표

5.18 당시 전두환 신군부의 발포명령을 거부한 고 안병하 치안감 아들 안호재 대표(안병하 인권학교)./안호재 페이스북 캡처

안호재 대표 "40년 전 광주와 같지만 학살 거부한 경찰 있었다... 역사의 죄인 되지 말라"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1980년 5‧18 당시 전두환 신군부의 발포명령을 거부하다 계엄사에 끌려가 강제로 해직당한 후 고문 후유증으로 병을 앓다 숨진 고 안병하 치안감의 아들 안호재씨(안병하 인권한교 대표)가 미얀마 군경을 향해 호소문을 6일 발표했다.

호소문에 따르면 안 대표는 "오늘 미얀마의 현실이 80년 5월 그날과 너무 흡사하다"며 학살을 멈춰주기를 호소했다. 또한 "학살을 통해 정권을 잡은 이들이 한 때 부귀영화를 누렸으나 남은 생을 떳떳치 못하게 살아가고 있다"며 역사의 죄인이 되지 말라고 호소했다.

안 대표는 "40년 전 광주에서도 정권야욕에 혈안이 된 대한민국 군인들이 자신들의 야욕을 위해 국민에게 총구를 겨누고 무차별 살상을 했다"며 "대한민국 경찰도 1980년 전까지는 미얀마 경찰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러나 당시 많은 경찰관들이 시민을 학살하라는 군부의 지시를 거부하며 광주시민과 공직자의 명예를 목숨을 걸고 지켰다. 경찰관들은 그 일로 많은 곤욕을 당해야 했지만 그동안 권력의 시녀였던 경찰은 국민에게 총을 겨누었던 악행을 끊을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고 안병하 치안감, /안호재 페이스북 캡처

이어 안 대표는 "미얀마에서 너무 많은 국민들의 희생이 이어지고 있다. 군부의 통치를 받고 있는 많은 경찰들이 부당한 상부의 지시를 거부하고, 고향을 떠나 타국으로 탈출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군경은 더 이상 역사의 죄인이 되지 말고 본분을 찾기 바란다"고 거듭 호소했다.

끝으로 안 대표는 "미얀마에서 40년 전 광주에서 펼쳐진 똑같은 비극이 반복되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 민주주의를 쟁취하는 그날까지 다치지 말고 투쟁하시길 바란다"고 밝히며 "당신들 곁에는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뜻을 같이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들도 뜻을 합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호소문에는 경찰개혁시민연대 등 12개 단체가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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