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가족 "우리나라 법, 당하는 사람만 불쌍"
[더팩트ㅣ창원=강보금 기자] 경남 진주에서 발생한 '시내버스 칼치기 사고'로 당시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에 전신마비를 당하게 한 운전자가 항소심에서도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3부(장재용, 윤성열, 김기풍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9)씨에 대해 원심과 같은 금고 1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9년 진주시 한 도로에서 렉스턴 SUV 차를 운전하던 중 시내버스 앞으로 끼어들어 우회전을 시도하다가 충돌사고를 일으켰다.
이 때 버스에 탑승해 있던 고3 여고생이 미처 자리에 착석하지 못한 상태에서 급정거에 튕겨져 나와 동전함에 부딪히면서 사지마비 등 중상해를 입었다.
이 사고로 고3 여고생은 머리에 열상을 입었으며, 5, 6번 경추가 골절돼 6시간의 수술을 받았으나 결국 사지마비 판정을 받아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앞서 1심에서 검찰은 운전자 A씨에 대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법원은 처벌 전력과 보험 가입 여부 등을 참작해 금고형을 선고한 바 있다. 이에 검찰과 운전자는 1심 형이 가볍거나 무겁다며 쌍방 항소했다.
재판부는 항소심에서 "이 사고로 피해자가 사지마비 되고 타인의 도움 없이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졌다"며 "피해자의 가족들이 강력한 처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피고인이 초범인데다 가족들에게 보험금이 지급된 점 등을 고려해 1심의 판결이 합리적 범위 내에서 양형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이에 방청석에서 판결을 지켜본 피해자의 가족은 "가해자는 1년만 살다 나온 뒤 자기 인생을 즐기면 되지만 우리는 죽을 때까지 아이를 돌봐야 한다"며 "우리나라 법은 당한 사람만 불쌍하게 되는 것 같다"고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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